일본이 민·관 공동으로 인터넷 가전기기의 표준 규격 제정에 나선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 경제산업성과 전자업계 단체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인터넷을 통해 평판TV, DVD리코더 등을 사용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만들 예정이다. 우선 내년까지 인터넷 통신판매의 본인 확인 및 과금방법 등 9개항을 정하고 이후 저작권 관리 및 개인정보보호 등 안전성을 확립하는 규격을 통일화할 계획이다.
일 민·관이 차세대 인터넷 가전의 표준 규격 제정에 나선 것은 오는 2007년 무렵부터 관련 시장이 성숙할 것에 대비해 사전에 표준 기술을 확립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 90년대 앞서고 있던 PC 분야에서 표준화에 실패해 미국업체들에게 시장을 장악당한 경험이 있다.
경산성과 JEITA는 우선 표준 규격을 위한 연구회를 내년 봄 설립하고 각 제품 별로 통일 규격이 있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그대로 채택하고 다수의 규격이 난립한 경우는 이를 하나로 합치거나 호환될 수 있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연구회의 예산은 수백억원 대로 알려졌으며 주로 운영비와 실험비 등으로 쓰여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에 본인 확인 이외 유료 컨텐츠를 불법 복사할 수 없도록 하는 저작권 관리 방법과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경유해 구입할 경우의 결제방법 등 9개 항목의 표준을 결정한다. 또 2007년까지는 콘텐츠를 송신할 때 데이터 압축방법 등 19개 항목을 추가로 정한다. 특히 연구회에서 결정된 규격은 일본공업규격(JIS) 및 국제 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해 국제 표준 여부를 타진할 계획이다.
또 경산성은 표준 제정과 더불어 부품 및 소프트웨어(SW) 기술의 개발, 인재 육성 등도 적극 지원해 현재 90%대를 장악하고 있는 디지털 가전의 아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인터넷 가전이란 평판TV 등 디지털 정보를 취급하는 가전 제품이 향후 인터넷 및 기기 상호 간에 접속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일본업계는 이같은 상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인터넷 접속TV는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또 최근 들어서는 그 기능이 PC에 가까워지면서 미국 델 등이 LCD TV를 만드는 등 PC업체들의 진출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