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 이후 한국오라클(대표 김일호)이 전사자원관리(ERP) 사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SAP코리아에 밀리며 고전했으나, 올해는 피플소프트 인수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 회복은 물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채널 확대 등 ERP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특히 김일호 사장이 ERP 비즈니스의 확대를 위해 직접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김일호 사장은 최근 국내 주요 피플소프트 고객들을 만나 오라클 솔루션으로 마이그레이션 해 줄 것으로 요청, 몇몇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경쟁사들이 공개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피플소프트 고객에 ‘러브콜’을 보내자,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부 임직원들이 직접 고객사를 방문, 오라클 솔루션 도입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고 있다.
공석이었던 애플리케이션 본부장도 확정됐다. 오라클은 최근 아시아태평양본부의 원문경씨를 한국오라클의 애플리케이션 담당 본부장으로 발령하고, 국내 ERP 시장의 공격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지난해 대형 ERP 프로젝트에서 SAP코리아에 완벽하게 밀리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중소기업(SMB) 시장에 오라클 브랜드를 확실하게 심으라는 주문이다.
이교현 한국오라클 팀장은 “애플리케이션 본부장 자리가 채워지면서 ERP 비즈니스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며 “중견중소기업(SMB)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RP 파트너사도 늘렸다. 한국오라클은 최근 한국후지쯔에 이어 자사의 두번째 SMB 솔루션 신규 협력사로 넥서브를 선정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넥서브는 국내 27개사에 오라클 ERP 솔루션을 공급한 회사로, 영업력 측면에서 한국오라클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오라클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한국오라클이 당장 ‘피플소프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오라클과 피플소프트 제품 통합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SAP코리아와 국내 대표 ERP업체들이 SMB 시장을 선점, 한국오라클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