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 펀드결성 `비상`

정부가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벤처캐피털업계 주된 자금줄인 정부지원 펀드 지원규모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20일 관계당국과 벤처 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사모펀드를 허용해 자금유입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중기청의 2005년도 펀드 투자규모를 25%나 축소키로 했다. 이때문에 벤처캐피털업계의 펀드결성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지리란 전망이다.

◇정부출자비율, 오히려 축소=중기청은 최근 ‘올 투자조합 출자금 운영계획’을 통해 정부 출자비율을 ‘30% 이내’를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50% 이내’에서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인 40%에 비해 10%포인트(일반 기준, 특수의 경우 동일)가 낮아진 것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정부의 벤처펀드 정책방향이 정부 의존율을 낮추고 민간 주도로 한다는 것”이라며 “이의 일환으로 출자비율은 낮추고 대신 정부의 우선손실충당 제도는 없앴다”고 설명했다.

◇업계, 우려의 배경은=정부 출자금과 연계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특히 기관과 민간으로부터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말 사모펀드 설립 규정을 마련하면서 자금을 모으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30%를 출자할 때 벤처캐피털업체 출자분(5∼10%)을 제외한 60% 가량의 자금을 모아야 한다”면서 “일부 선두 벤처캐피털업체를 제외하고는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이미 지난해 자금을 모으지 못해 결성이 무산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면서 “올해는 사모펀드 등으로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결코 좋아지지는 않아 더욱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대안은 없나=업계는 중기청이 정부출자금 이외의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특히 정부출자 펀드의 경우 공익 성격이 강한 만큼 정부가 나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기청에서 조합원까지 모을 의무는 없겠지만 벤처캐피털업계의 자금 확보가 어려운 만큼 기관·공기업 등과 공동으로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정부 펀드의 경우 공공성격이 강한데 반해 기관과 민간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중기청 관계자도 “특정 기관과 공동으로 추진한다면 오히려 시장을 좁힐 수 있다”며 “단지 기관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홍보는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사진: 정부가 올 벤처투자조합 출자비율을 비교적 큰 폭 축소, 벤처캐피털업계의 불만이 높다. 사진은 올 2월 롯데호텔에서 정부 지원하에 1억달러 규모로 결성됐던 ‘글로벌 스타펀드’ 결성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