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스타워즈’시리즈가 완결되었다. 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는 ‘제국의 역습’ ‘제다이의 귀환’의 3부작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고, 시리즈가 시작된지 20년 뒤인 1997년 스타워즈 이전 이야기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시리즈 3부작이 다시 시작되었다.
즉 스타워즈 에피소드는 1977년 스타워즈에 등장한 어둠의 화신 다스베이더와 대항하는 제다이의 기사들의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에피소드 시리즈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인 ‘시스의 복수’는 서사의 연대기적 순서로 연결하자면 1977년 만들어진 스타워즈와 곧바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핵심인 것이다.
스타워즈는 말 그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영화다. 스타워즈가 미친 영향은 ‘스타워즈 세대’라는 단어를 만들 정도로 거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과학 물질문명이 우리보다 앞서서 전개된 미국 사회에서 스타워즈가 갖는 영향력은 우리의 그것보다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흉내내며 즐기는 코스튬플레이도 사실은 스타워즈 등장인물들인 다스베이더나 제다이의 기사 오비완 등에서 비롯되었고 그들이 사용하는 광선검은 스타워즈의 상징이었다.
‘시스의 복수’는 시리즈의 마지막 완결편답게 장대하고 웅장하며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에피소드 시리즈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바로 ‘시스의 복수’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즉, 왜 다스베이더는 제다이의 기사들의 원수가 되었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레이는 그에게서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지, 그 비밀이 밝혀진다.
스타워즈가 처음 시작되었던 1977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된 컴퓨터 그래픽은 135분동안 우주전쟁의 황홀한 화면에서 우리가 눈을 못 뜨게 만들었다. 그러나 서사의 힘이 없으면 이 모든 시각적 효과는 덧없는 것이다. ‘시스의 복수’가 강렬하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기교와 테크니컬한 장치로 무장된 화면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 있는 가슴 아픈 사랑과 배신, 욕망과 분노의 이야기 때문이다.
제다이의 기사 오비완의 유일한 제자인 아나킨은 강력한 포스를 지니고 있지만 악의 세력인 시스의 군주인 원로원 의장의 제의에 마음이 움직인다. 그 이유는 아나킨이 사랑하는 파르메 공주를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이다. 파르메는 일찍 죽을 운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파르메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아나킨이 어둠의 세력인 시스의 군주와 손을 잡아야 한다. 비극의 중심에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시스의 복수’는 선의 세력인 제다이의 기사 아나킨이 악의 세력인 시스의 군주 후계자 다스베이더로 어떻게 변해가는가 하는 것이 초점이다. 이 과정에서 아나킨은 자신의 스승인 오비완과 결투를 하게 되고, 또 시스의 음모는 제다이의 기사들을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통해 몰살시키며 은하계를 자신의 세력으로 휘어잡는다.
원래 조지 루카스 감독의 계획은 1977년부터 만들어진 스타워즈 시리즈 3부작, 그리고 1997년부터 만들어진 그 이전 이야기 스타워즈 에피소드 시리즈 3부작, 그리고 다시 스타워즈 시리즈의 뒷이야기인 3부작을 더 만들어 총 3부작 9편의 이야기로 스타워즈를 완결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시스의 복수’를 만들면서 더 이상의 스타워즈는 없다고 말했다. 28년 동안 긴 시간을 두고 한 시대의 정신사적 궤적과 같이 성장해 온 스타워즈 시리즈는 끝났지만, 아무리 테크닉이 발달된 미래사회에서도 인간들이 갖고 있는 사랑과 욕망의 문제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라는 것을 스타워즈는 보여주었다.
<영화 평론가·인하대 겸임교수 s2jazz@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