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DTV업체들 "어쩌나…"

 중소 디지털TV(DTV)업계가 대기업의 가격공세와 함께 저가 중국산의 유입으로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가격을 무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이제는 대기업 제품과 가격 차가 크지 않은데다, 오히려 가격이 싼 중국산이 밀려오면서 전문업체로서의 강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디지털 TV시장에 진출한 중소업체는 이레전자, 디보스, 디지털디바이스, 덱트론 등 20여 업체. 이들 업체는 국내외 업체로부터 PDP·LCD 패널을 공급받아 TV를 생산, 수출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PDP·LCD 등 중소기업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30인치대와 40인치대 패널가격은 소폭 인하되고 있는 반면 대기업이 DTV 공세에 나서면서 가격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150여만원까지 벌어졌던 중소업체 제품과 대기업 제품 가격차가 최근 일부 제품군에서는 20만∼30여만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말 특수를 겨냥한 전략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중소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업체 DTV 가격인하 봇물=중소 디지털 TV 업체들은 최근 가을 성수기를 겨냥, LCD·PDP TV가격을 대거 인하했다. 디지탈디바이스·이레전자 등은 42인치 PDP TV와 32인치 LCD TV TV 가격을 13만∼20만원 인하했다. 중소업체 가격인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력 판매제품인 37인치와 40인치, 46인치 등 LCD TV가격을 4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 이상 내리면서 이어지는 추세다. 일부 유통시장에서는 대기업 32인치대 LCD TV가 170만원대 이하로 판매되는 등 중소기업 제품과 가격 차가 10만원대 내외로 줄어들었다. PDP TV 50인치 일부 품목은 국내 유통시장에서 대기업 제품과 중소기업 제품 가격차이가 불과 20만∼30만원으로 좁혀졌다.

 ◇대기업과 가격 차 좁혀져=문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들어 연이어 PDP·LCD TV 가격을 추가로 인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PDP·LCD 모듈 가격은 소폭 하락한 반면 완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진폭이 크게 줄고 있다. 대량생산, 대량판매 전략을 내세운 대기업은 박리 다매로 이득을 남기지만 중소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도 고민이다. 중국업체들이 현재 수요가 큰 자국 시장에 매진하고 있어 아직 해외 시장에서 본격적인 격돌은 일어나지 않지만, 하이얼을 선두로 중국업체들이 서서히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로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중소 업체, 원가 경쟁력 갖춰야=대기업과의 가격인하 경쟁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 저가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던 중소 DTV업체들은 대기업의 물량공세와 가격인하에 난감한 처지다. DTV 가격이 인하되면서 판매 대수는 늘어나지만 수익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DTV 시장에서의 승산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가 요즘 관심을 두는 것은 원가절감이다. 금형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유통시장에서 마진을 보장하는 방법 등이 고려된다.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소비자 직거래 등도 유효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아예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마케팅 대상을 해외시장으로 돌리는 방법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방법은 브랜드 생산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주문자설계생산(ODM)을 통해 해외 유통업체나 중견기업의 하도급업체로 돌아서는 방법이다. 대기업과의 힘든 마케팅 싸움보다는 안정적인 생산전문기업으로의 선회가 그것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