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짙게 드리운 늦가을, ‘원조 댄싱퀸’ 김완선이 단풍색처럼 성숙한 느낌의 여인으로 돌아왔다. 김완선은 최근 서울 홍대 앞 클럽에서 9집 앨범 ‘Return Seventeen’ 발매를 기념하는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3년여 만에 국내 가요계에 컴백했다.
“지금까지 아이돌 댄스가수로 많이 알려졌는데 앞으로는 진정한 음악인으로 비쳐지고 싶어요. 데뷔 때는 춤이 너무 좋아 푹 빠져 지냈지만 사실 요즘에는 과거에 비해 흥미도 많이 줄었어요. 젊었을 때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나이에 마냥 몸을 흔들어대는 것도 어색하고요. 이제 나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늘씬한 외모를 갖춘 신세대 섹시 여가수들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30대 이상의 여가수들은 가수로서 노련미와 전문성을 두루 갖춰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잘 보여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외국에서는 나이 든 여가수들이 대중의 환호 속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분위기가 성숙돼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워요. 앞으로 30대 여가수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일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86년 ‘오늘밤’으로 데뷔해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기분좋은 날’, ‘리듬속에 그 춤을’, ‘가장무도회’, ‘나만의 것’ 등 수많은 히트곡을 선보이며 일명 ‘한국의 마돈나’로 군림했던 김완선. 나이로만 치면 노장에 속하는 30대 후반이지만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전성기 때와 다르지 않다.
“너무 일찍 가수활동을 하다보니 제대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어요. 이번 앨범은 진정한 나를 찾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죠. 무엇보다 ‘김완선은 섹시댄스가수’라는 틀을 과감히 깨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은 임창정, UN 등의 앨범 제작에 참여한 작곡가 원상우씨가 프로듀싱을 맡아 부드럽고 편안한 팝발라드 곡이 주류를 이룬다. 타이틀곡 ‘Seventeen’은 그녀가 가수로 데뷔한 나이를 의미하고 ‘처음 이별하는 듯’, ‘화이트 와인’은 자신이 직접 작곡했다. 그밖에 ‘서른의 노래’, ‘모짜르트 듣는 여자’, ‘산책’, ‘정말이지 나는’, ‘애수’, ‘느끼는 대로만’ 등은 현재 그녀의 심정을 담은 감미로운 곡이다.
20년의 가수 생활을 통해 겪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을 담았고 더구나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이어서인지 이번 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