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컴퓨팅이 온다](16)울산 농소고등학교 성공 사례

[모빌리티 컴퓨팅이 온다](16)울산 농소고등학교 성공 사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교육인적자원부 선정 u-러닝 연구학교 현황

`세상의 모든 정보가 교실로 온다’

지난달 15일 울산 농소고등학교(교장 정일도) 2학년 사회 탐구 시간. 학습 주제는 국세와 지방세였다.

“자, 이제부터 지방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하면서 선생님이 택한 것은 분필이 아니었다. 개인휴대단말기(PDA)였다. 그리고는 PDA로 서버에 접속, 바로 울산시 세무과 담당 공무원을 연결했다. 전화 연결이 아닌, 화상 채팅. KT가 제공하는 ‘아이맨플러스(imanPlus)’라는 PDA 화상 채팅 기능을 이용한 것이다. PDA 화면은 교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연결해 놓았다. 학생들은 담당공무원이 ‘증언’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화면을 통해 생생히 체험했다.

“지방세과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이지요?”(선생님)

“지방세를 부과하는 곳입니다. ”(담당공무원)

“올해 울산시 북구 예산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선생님)

“올해 세입 예산은 총 780억 원 정도 됩니다.”(공무원)

“그 중에서 지방세로 충당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선생님)

“한 23% 됩니다. 나머지는 국고보조금, 시보조금으로 충당합니다.”(공무원)

“그렇다면, 구가 자체적으로 일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시겠어요”(선생님)

“맞습니다. 자체 사업의 계획과 집행하는데 자율성이 떨어지게 되죠.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살기 좋은 북구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공무원)

대형 스크린 속에서 화상 채팅 중인 공무원은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학생 여러분, 세금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떻게 걷히며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히 공부해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시정에도 참여해주시고 성실한 납세자도 돼 주세요.”

이 수업에서 PDA를 이용한 학습은 화상 채팅뿐만 아니었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PDA를 통해 포털 사이트에 접속, 해마다 달라지는 지방세와 국세 자료를 찾아내는가 하면 학습 주제와 관련한 시민과의 인터뷰 등 학생들이 준비한 다양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다운받아 서로 공유하는 등 입체적인 학습 현장의 진수를 보여줬다.

선생님이 PDA의 쪽지 보내기 기능으로 개별 학생들의 학습관리를 해주거나 도움말을 전송하기도 했다.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은 PDA로 그날 배운 내용을 점검하는 문제 풀이에도 돌입했다. 선생님이 서버에 미리 올려놓은 문제를 풀면서 학생들은 학습수준에 따라 심화과정으로 넘어가거나, 부족한 부분을 복습하는 것.

교과서 흐름에 의존하는 평면적인 수업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농소고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흥미로운 질문을 쏟아내고 까르르 웃으면서 뜨거운 배움의 열기를 뿜어냈다. 실제로 학생들은 컴퓨터 세대답게 담당 교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PDA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고 설문조사 결과 수업에 대한 흥미도도 평균보다 높았다.

이날 수업은 PDA 등 모빌리티 컴퓨팅을 활용한 신개념 교육 환경에서는 무엇이든 교재가 될 수 있고 누구든 교육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농소고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3월 지정한 ‘u-러닝 연구학교’다. ‘u-러닝’이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기반한 학습 환경을 일컫는다. 이날 수업도 연구학교로서 농소고가 그동안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농소고는 그동안 KT의 지원으로 지난 4월 PDA 50대와 서버 2대를 제공받아 교내에 무선인터넷 기반 시설을 마련했다. 수업을 위한 양질의 맞춤형 콘텐츠도 마련하고 PDA를 활용한 학습 시스템인 ‘사이버 스쿨’도 구축했다.

이날 수업에는 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와 울산 관내 고등학교장 등이 참관했는데 학습 효과에 대한 교육전문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교육부의 이만희 연구사는 “첨단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학습법인 U-러닝이 학습의 각종 제약의 없애, 학습 효과는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면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연구 교사로서 이번 수업을 준비한 농소고 정순진 선생님은 “PDA의 인터넷 검색, 사전기능, 녹음기능, 동영상 촬영 기능을 이용하면 기존 종이교재나 PC가 제한된 자료와 제한된 장소에서만 사용가능하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번 연구 수업을 통해 PDA를 활용한 수업이 교육적으로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무선 인터넷 환경이 안정화되면 멀지 않은 시기에 교육현장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학교정보화,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4월 KT,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인텔코리아 등과 협력, 첨단 IT기술인 유비쿼터스 환경을 활용한 신개념 교육법인 ‘u-러닝 연구학교’ 운영 사업을 2년간 실시키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최초의 민관 협력 프로젝트. KT 등 3개사는 학교와 가정에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태블릿 PC 100대, PDA 350대, 서버 20대, 무선 인터넷 접속을 위한 넷스팟 ID 350개를 제공했으며 에듀넷, EBS 수능강의 등을 웹과 PDA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솔루션과 시스템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차세대 미래 학교 모형 개발이다. 교육부는 “본격적으로 전개될 주 5일 수업으로 인한 사회 환경이 변화하면서 교육환경과 방법에 대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요구된다”면서 “IT기술을 기반으로 학교와 수업 시간이라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개별화한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미래 학교 모형을 탐색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u-러닝 연구학교가 일반화하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학습 서비스를 학생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학습 경험 효과가 높아지고 공교육 기반이 튼튼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평생학습 사회에 대비해 유비쿼터스 환경에 친숙한 학교가 지역 사회의 교육거점 기관으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내다봤다.



◆해외 사례

2003년 4월 미국 휴스턴 카운티 고등학교.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시골에 위치한 이 학교에 막 부임한 마이크 홀 교장의 고민은 빠듯한 예산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학습 효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홀 교장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육환경 개선이 답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곧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홀 교장은 수학, 과학은 물론 언어훈련 및 목공 수업에 이르는 각 교과목에 PC와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인텔 모델 스쿨 프로그램을 활용, 1000여 대의 PC, 휴대형 기기, 각종 소프트웨어를 통합했다. 교사와 행정담당자들은 무선 포켓 컴퓨터로 학생들의 성적과 출석을 관리하고 e메일을 통해 학부모와 자주 상담했다. 디지털 칠판과 태블릿으로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도 높였다.

특히 무선 기술의 도입은 학습효과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주 정부는 시범적으로 휴스턴 카운티 고등학교에 모바일 환경(802.16 와이맥스)을 제공했고, 학생들은 학교, 도서관, 공공 장소에서 24시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 각종 정보를 습득, 학생들이 주 정부 장학금을 타는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