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차세대 왑(WAP)브라우저 개발에 나선 가운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물밑 공급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KTF가 이를 계기로 규격은 이통사가 정하고 브라우저는 제조사가 선정토록 하면서 경쟁구도가 복잡하게 형성될 전망이다. 게다가 복수의 브라우저가 KTF 휴대폰에 탑재될 개연성도 높아 누가 먼저 자사 브라우저를 탑재한 단말을 출시할 지가 경쟁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왑브라우저는 유선의 인터넷익스플로러처럼 각종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연결시키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이번 경쟁에는 지오텔컨소시엄, 인프라웨어와 일본의 액세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오텔컨소시엄은 KTF의 차세대 브라우저 샘플을 개발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경쟁사에 비해 1∼2개월 앞서 제품을 내놓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도 브라우저를 공급해온 인프라웨어는 표준 무선인터넷프로토콜 기반 제품을 구현한 사례를 다수 확보한 데다 제조사들과도 KTF 공급을 위한 협력을 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액세스는 KTF가 NTT도코모와의 제휴를 계기로 호환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제조사들은 KTF가 왑브라우저 선택권을 자신들에게 넘긴다고 공표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어 브라우저 정책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한때 복수 브라우저를 사용했던 SK텔레콤의 경우 서비스 전반이 하향 평준화되는 문제로 지난해 공급사를 다시 한 곳으로 통일하는 등 정책변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 적용의 연속성이나 가격 협상력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새 브라우저 보다는 기존 브라우저를 선택하는게 제조사에 유리하다”면서도 “SK텔레콤의 전례도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본 뒤에 브라우저 공급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KTF가 스펙을 공개한 이후 브라우저 소싱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F는 제조사들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겠다고 강력히 피력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실상 브라우저 공급권도 주도할 것이라는 일각의 문제 제기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KTF 관계자는 “내년 1월말에는 브라우저 스펙을 모두 공개해 제조사나 브라우저 업체들이 제품을 원활히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특히 스펙 개발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정보를 제조사들에 실시간으로 제공해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