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도 `오픈소스 대세` 인정하나

 SW 저작권을 주장하는 ‘카피 라이트’의 대명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정반대 위치에 있는 오픈소스 진영의 SW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소스 SW업체인 젠드테크놀로지스와 다년간의 기술 제휴를 맺었다.

 이는 지난 분기의 경우 매출의 23%를 차지한 윈도 서버와 오픈소스 기반 SW 간 인터페이스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밀린 마지못한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MS와 젠드의 제휴는 천하의 MS 조차도 오픈소스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오픈소스의 영향력이 파급됐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향후 오픈소스 시장의 변화를 가늠케 한다.

 ◇MS, 하반기 오픈소스 행보 가속=MS는 이미 지난 7월 오픈소스 가상화 SW업체인 젠소스와 기술 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윈도 기반 컴퓨터에서 리눅스를, 리눅스 기반 컴퓨터에서 윈도를 가동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MS는 오픈소스연구소를 내부에 운영중이며 지난 3월에는 이 연구소의 블로그도 개설해 외부 오픈소스 SW 개발자와도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이미 MS는 자바 서버 SW업체인 제이보스,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업체 슈거CRM 등과도 협력중이다. 지난 4월에는 가상 서버 SW와 윈도 서버OS 다음 버전에서 리눅스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내년에는 경쟁 웹 브라우저와 다른 OS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 개발툴도 제공할 계획이다.

 ◇젠드와의 협력 결과 주목=젠드는 PHP(Personal Hypertext Preprocessor)와 지원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체다. PHP는 프로그래머가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쓰는 오픈소스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로, 전 세계 2200만개 이상의 웹 사이트와 1만5000개 기업에서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PHP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블로그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등에서도 사용된다.

 MS는 앞으로 ‘윈도 서버 2003’과 이 제품의 향후 버전(코드명 롱혼)에서 PHP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PHP는 예전에도 윈도 OS에서 작동은 됐지만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MS는 이번 제휴로 웹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인기 높은 PHP 기술이 윈도 서버 OS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게 함으로써 서버 SW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제휴는 PHP로 만든 애플리케이션도 윈도OS 기반 컴퓨터에서 효율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MS, 오픈소스 대세 인정한 셈=오랫동안 오픈소스 SW에 적대적이었던 MS가 이처럼 태도를 바꾸는 것은 고객과 SW업계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부문까지 오픈소스 기반 OS인 리눅스를 도입하고 있다.

 또 구글·야후 등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가 과거에는 패키지 SW에서만 제공하던 기능을 웹에서 제공하고 있다.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오픈소스 SW를 적극 후원하고 있으며 최근 오라클은 레드햇 리눅스의 복제판을 제공하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도 이들 대형 SW업체는 오픈소스 SW에 대한 지원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어서 오픈소스 진영은 당분간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