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설비투자, 4년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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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부문의 설비투자가 2005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이 이 기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한 것과는 정반대다.

 산업은행이 3일 39개 업종 359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8년 주요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올해 설비투자는 작년 대비 11.2% 증가가 예상됐지만 IT 부문은 지난해보다 3.4% 줄어들 전망이다. 경제를 중시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전 업종에서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과는 달리 IT 부문은 여전히 침체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투자 규모로는 전 산업이 지난해 84조8000억원에서 올해 94조2000억원으로 10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IT는 지난해 19조7000억원에서 올해 19조원으로 7000억원이 감소할 전망이다.

 IT 투자는 2004년 70%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2005년(-3.6%), 2006년(-5.9%), 2007년(-3.0%) 감소세를 보였으며 올해도 상승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본은 2004년 8.4% 증가 이후 지난해까지 적게는 3.2%에서 많게는 15.1%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전반적인 투자 확산 분위기에도 IT 투자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우리나라 주력 IT 분야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상로 산은 경제연구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가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고 이에 따른 주력품의 가격 하락으로 투자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은 주력 IT 분야가 다양한 반면에 우리나라는 일부에만 치중하다 보니 경기사이클에 상당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기술 개발 및 신시장 개척 필요성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김 소장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든지 또는 기존 제품의 기능을 강화하는 식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업이 (최근 IT 공급과잉 상황에서) 대응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기업투자 걸림돌을 많이 제거하는 분위기인데 이것을 일관성 있게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