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과기계 당선자] 허범도 한나라당

[18대 총선 과기계 당선자] 허범도 한나라당

 ‘호탕 허범도.’

 18대 총선 당선자 릴레이 인터뷰를 위한 첫 통화를 마친 후 머리를 스쳐간 단어다. 날짜 섭외 차원에서 한 전화였는데, “지금 전화 통화됐고 마침 시간도 있으니, 바로 (인터뷰) 합시다”라고 했다. 오히려 인터뷰 준비가 안 된 기자가 날짜를 미뤘다.

 ‘호탕함, 시원함, 현장감’은 누구든 허범도 당선인(57·한나라당 경남 양산)을 만나면 받는 첫인상이다. 그는 지난 2년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도 ‘1일 1사(1日 1社) 중소기업을 현장 방문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허 당선인이 방문한 중소기업 수는 무려 1773개에 달한다. “행정도 현장에서 하자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사실 그는 과학기술계 인물은 아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과 산업자원부 차관보, 중소기업청 차장 등을 지낸 중소기업 행정의 달인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 수많은 벤처 중소기업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8대 총선에서 그의 의정활동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 대기업 눈치를 보느라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자재와 납품가를 연동시키는 ‘납품가 연동제’를 법제화하는 것이 제 의정 활동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중소기업 행정 전문가로 오랫동안 재직해왔는데 그때 못 한 일을 국회의원이 돼서 할 수 있는지 물었다.

 “행정은 정해진 법과 예산을 집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요. 반면에 의정활동은 그 법을 만든다는 점에서 무게중심이 다릅니다.” 그의 두 번째 의정활동 목표도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을 ‘수출의 개미군단’으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력과 생산력이 있는데 해외 마케팅을 못 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부분은 정부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허 당선인은 경남 양산 지역 인물이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전략적으로 공천된 인물이다. “양산시는 부산과 경남 지역의 중소기업 중심지입니다. 현장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당에서도 필요했던 것이지요. 양산 시민도 양산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국 인물’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마침 22일은 한나라당 당선인 워크숍이 있는 날이다. 워크숍 분위기를 물었다. 허 당선인은 기대대로 중소기업 분임 토론에 소속돼 있다.

 “삼삼오오 모여서 선거운동하면서 고생했던 이야기도 했지요. 그래도 가장 많이 나눈 말은 ‘국민이 무섭더라.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