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가 환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가 환차손으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자 ‘가격 인상’이라는 고육책을 내놨다. 또 이를 커버하기 위해 옵션 감소와 다양한 금융혜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개월여 동안 원·엔 환율은 20.2% 급등했고 유로화 환율도 13.9% 뛰었다.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급등세를 타면서 12.8% 상승했다.
이 같은 환율상승은 수입차 업계에 환차손이라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고, 이는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푸조를 수입, 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15일 계약 분부터 차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인상 폭은 차종에 따라 40만∼110만원 정도.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는 게 한불모터스의 설명이다.
BMW코리아의 경우, 지난 달 ‘650i 컨버터블’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160만원 인상한 1억7280만원에 내놨다.
볼보는 지난달 출시한 ‘S80’ 신모델 가운데 4400cc급 차량은 기존 제품에 비해 800만원 인상했다. 하지만 신모델 중 ‘S80 3.2 Exe’는 지난 2003년 출시한 ‘S80 T6 Exe’ 가격 8515만원에 비해 815만원 정도 인하된 가격을 판매된다.
이향림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연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자동차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경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저변확대를 위해 이번 신차 가격 책정에 있어 국내 정서를 반영했고 향후 시장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GM코리아도 가격인상을 고려 중이다. 이영철 GM코리아 대표는 “타 수입브랜드에서는 일부 모델에 대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유럽에서 들여오는 차량에 다한 가격인상 문제가 심각해 신제품에 대한 가격조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은 아니겠지만 브랜드 별 신차가 출시되는 9월과 10월에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업계는 판매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옵션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선루프나 후방감지카메라 같이 반드시 필요한 옵션이 아닌 것들은 수입단계부터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금융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인도가를 낮추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박은석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과장은 “환율상승이 업계 전반에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연간계약을 통해 차량을 수입하는 업체는 변하는 환율에 따라 당장 가격을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