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3G 시장 `머니게임` 시작됐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인도 이동통신 가입자수 현황(기준 2008년 3월31일)

세계 최고속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이동통신시장이 ‘3세대(G)’라는 큰 분수령을 맞았다. 사업자간의 치열한 공방전과 로비전에 정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책임자까지 바꾸었던 인도 정부 당국이 뒤늦게나마 결심, 이달말께 주파수 분배 및 사업자 선정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은 라자(Raja) 인도 정보통신부장관이 주파수 분배 및 기술 방식 등 3G 서비스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막바지 손질, 이달말께로 내놓기로 밝혔다고 전했다. 연평균 40%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현지 업체 뿐만 아니라 전세계 관련 업계의 각축장으로 변한 인도 이통시장. 폭풍전야의 상황이 펼쳐졌다.

◇해외 사업자에 문호 개방=인도 정부가 마련한 사업자 선정 방식은 ‘주파수 경매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수 부족에 허덕이는 인도 정부로서는 국민들의 생활인프라 개선과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해서라도 경매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이다. GSM사업자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CDMA 사업자인 릴라이언스에게 1.8GHz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 GSM사업권을 추가해 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해외 사업자들도 경매에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다폰 에사르 등 이미 기존 인도 2G 이통사들을 인수해 현지에 진출한 해외 기업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아예 경매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할 모양이다.

◇복수 표준 도입하나?=인도 당국이 기술 방식을 확정해 발표할 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2G 서비스에서 CDMA 사업자가 GSM의 겸용 사업권을 최근 획득한 만큼 WCDMA·HSDPA 등 GSM에서 진화된 3G 기술이 사실상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 유력하다. 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들이 이미 WCDMA로 3G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고려 대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광대역 무선인터넷 등을 위해 와이맥스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어 복수 표준이 선정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주파수는 군용 주파수를 회수한 2.1GHz대역이 유력하다. 이 주파수 대역을 군으로부터 회수, 재분배하기 위해 시간을 늦춘 만큼 이 대역이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머니 게임 시작됐다=3G 도입은 현재 12개의 사업자로 춘추전국 시대를 이룬 인도 이통시장을 새로운 구도로 변화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경매제의 특성상, 거대 자본이 주파수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이같은 과정에서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이 주축이 돼 기존 2G 서비스 사업자의 이합집산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에 진입한 세계 최대의 이통사 보다폰, 현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을 준비중인 바르티에어텔·릴라이언스 등이 삼각편대를 이뤄 군소 이통사들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제3의 해외 자본이 신규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샛트는 “인도 정부 당국이 이달말까지 최종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3G 도입은 인도 이통시장이 약육강식의 새판짜기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