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시장도 집어삼킨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중국 이동통신사 시장 점유율

 중국 토종 이동통신 시스템 업체들이 막강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최대 3G 통신 업체로 비상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테크놀로지스와 ZTE가 중국에 진출한 에릭슨·알카텔-루슨트·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 외산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장 1, 2위를 완전히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양대 통신장비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자국 내에선 기술력과 이통사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무기로 내세운 외국 업체에 밀렸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3G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대대적인 가격 마케팅 덕분에 상황을 역전시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3G 통신망 구축에 총 1700억위안(250억달러)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오는 2011년까지 중국 정부가 3G에 배당한 총 4000억위안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애널리스트들은 화웨이와 ZTE가 중국 3G 통신망에서 창출되는 매출의 최소 절반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달 화웨이는 차이나유니콤이 베이징·상하이·광저우 지역 등에 구축하는 통신망에 장비를 공급한다. 차이나모바일의 2단계 통신망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ZTE도 차이나텔레콤과 13억위안 규모의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측에 의하면 화웨이와 ZTE는 다른 회사의 절반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다.

 상하이 JL맥그레고&코의 장 첸하오 애널리스트는 “지금 중국 기업들은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가격 마케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장 기업인 화웨이는 수익 창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서비스와 제품을 결합한 번들 판매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국영 은행들이 중국 업체에 특별한 조건으로 신용 대출을 해주는 것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장 준 웨지MKI 애널리스트는 “양사는 가격 경쟁력에다 우수한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다”며 “알카텔-루슨트와 노키아지멘스 등의 점유율은 하락세”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알카텔 등 기존 선두 업체는 가격 출혈 경쟁보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4G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화웨이의 매출은 170억달러(22조5000억원)로 5년 전에 비해 6배나 뛰었다. ZTE의 매출도 전년 대비 27% 급증한 443억위안(8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