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도 테라급 초고밀도 정보 저장이 가능한 고분자 소재 및 정보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 김진곤 교수팀은 원자힘현미경(AFM) 탐침이 고분자 표면에 기계적으로 접촉해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폴리스틸렌-폴리노르말펜틸메타아크릴레이트(PS-b-PnPMA) 블록공중합체(서로 다른 종류의 고분자 사슬을 화학적으로 공유·결합시킨 것) 박막 위에 상온에서 AFM 탐침에 압력을 가해 나노 패턴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2.54㎠ 당 1.03테라비트(Tb)를 저장할 수 있다. 또 그동안 350℃까지 가열해야만 제작이 가능했던 기존 기술과 달리 압력만으로 상온에서 패턴을 제작할 수 있어, 고온 성형에 따른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현재 차세대 테라급 정보저장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 IBM의 연구 기술은 정보 저장에 따른 일련의 과정에서 고분자 필름에 유동성을 주기 위해 AFM 탐침에 상온 350℃까지 가열하는 장치를 사용한다. 이 방법은 고온에서 사용 가능한 AFM 탐침 제조가 어렵고, 고분자 필름으로의 열전도율이 0.3% 이하에 불과해 효율이 낮으며, 온도 조절에 따른 에너지 소비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김진곤 교수는 “압력만으로 상온에서도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는 고분자 조립체를 이용해 나노 패턴을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고집적 정보소재 관련 기술에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온라인판에 14일자로 게재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