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사이언스 인 컬처- 멀티태스킹

최근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4가 기존 아이폰 사용자의 구미를 당기는 이유 중 하나는 ‘멀티태스킹’이다. IT기기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누구나 멀티태스킹을 한다. 문서작업을 하면서 웹서핑을 하고,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한다.

버튼 하나로 작업 대상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은 편리하다. 하지만 위험성이 있다. 과학자들은 많은 양의 정보를 한꺼번에 계속 다루다 보면 사고체계와 행동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매 순간 정보를 확인하는 버릇은 원초적인 수준의 기회와 위협을 처리하는 데 관계된 도파민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해 이른바 ‘정보중독’에 이르게 한다는 설명이다.

도파민으로 인한 흥분이 가라앉으면 지루함이 밀려들며 금단증세가 나타난다. 정보에 대한 갈증이 더욱 커지게 된다. 산만함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운전 중의 휴대폰 사용이 사고를 유발하듯, 멀티태스킹은 집중력과 창의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멀티태스킹의 부작용에 대한 실험도 있었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멀티태스킹을 연구 중인 에얄 오피르는 ‘과도한 멀티태스킹이 뇌의 기능을 변화시킨다’는 가정 하에 실험을 진행했다. 오피르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과도한 멀티태스커’와 ‘일반인’의 두 그룹으로 나누고 컴퓨터 앞에 앉혔다. 화면에 빨간 사각형이 나타났다가 사라진 후 다시 나타나면, 자리가 바뀌었는지를 대답하는 단순한 실험이었다.

두 번째 실험이 시작되면서 차이가 나타났다. ‘파란 사각형은 무시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멀티태스커들의 빨간 사각형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 느려진 것이다. 쓸데 없는 정보에 속하는 파란 사각형을 걸러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멀티태스커들은 자음과 모음을 구별한다든가 홀수와 짝수를 나누는 것처럼 ‘여러 작업을 전환해가며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이 길었다. “멀티태스킹은 여러 정보를 적절히 배분해 처리하므로 효율적”이라는 주장은 환상에 불과한 걸까.

부작용이 있음은 분명하지만 멀티태스킹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이 적지 않은 만큼 성급한 결론은 이르다. 스티븐 얀티스 존스홉킨스대학교 뇌과학과 교수는 “뇌는 모든 자극에 적응한다”며 “컴퓨터 게임이나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뇌신경이 재구성된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신기술에 의해 일어나는 뇌신경의 변화가 “바람직한지 아닌지”를 결론 내리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자료협조=한국과학창의재단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