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사]1969년 7월 20일

[이주의 과학사]1969년 7월 20일

1969년 7월 20일, 전 세계 5억여명의 TV시청자들은 숨죽이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 ‘이글’에서 내린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장면이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서 지구로 영상을 송출한 때이기도 했다. 1969년 7월 16일 아폴로11호가 케네디 우주센터를 이륙한 지 나흘만이었다.

당시 이글에 탑승하고 있던 이는 3명으로 전해진다. 암스트롱과 올드린 외 마이클 콜린스도 함께 있었다. 나사(NASA)는 달에 발을 디딘 첫 지구인으로 올드린을 기획했으나 이글의 비행체 구조상 암스트롱이 먼저 내릴 수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인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들과 함께 간 콜린스도 그 때 인류 최초의 역사를 세웠다.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뒤편을 그가 처음으로 봤다. 당시 콜린스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을 내려주고 반대쪽으로 비행을 하면서 “따지고 보면 달의 저쪽 편에는 30억 하고 또 두 명이 있지만 이쪽에 무엇이 있는지는 하느님과 나만 안다”는 말을 남겼다.

달 탐사 후 지구에 귀환, “한 사람에게는 작은 도약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라는 명언을 남겼던 닐 암스트롱은 그 후 대중과 언론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 첫 달 착륙인의 임무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에 더 그랬을지 모른다. 반면 암스트롱을 대신해 ‘우주개발전도사’로 나선 올드린은 주위의 과도한 관심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달의 반대쪽 표면을 유일하게 본 콜린스는 국무차관보, 미 우주항공박물관장 등을 지냈다.

그들 이후로도 10여년 간 미국의 달 탐사는 지속되다가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 탐사는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자극받은 미국이 ‘우주 패권’을 빼앗아오기 위해 추진한 ‘아폴로 계획’에 따른 것으로, 이 날의 성공으로 미국은 비로소 우주 패권 경쟁에서 앞서가게 된다.

하지만 ‘인류가 실제로 달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당시 사진에 나와있는 탐사선 자국의 정황 등이 신빙성이 없다는 것. 여기에 닐 암스트롱이 “사실 나는 달에 가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에 기름을 끼얹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뿐 아니라 우주 선진국은 다시금 달 탐사를 추진 중이고, 우리나라도 국제 달 탐사 협력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