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헤지펀드 예비시장에 큰손들 몰린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재간접 헤지펀드 상품을 내놓는 등 불꽃 튀는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신상품은 출시되자마자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날개돋치듯 팔리고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자금줄인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까지 투자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헤지펀드 예비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증권사 잇따라 재간접 헤지펀드 출시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글로벌 헤지펀드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최근 재간접 펀드 등을 출시했다.

삼성증권은 영국의 대안투자회사인 맨 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지난 2월 재간접 헤지펀드 상품을 내놓았다.

모두 650억원 규모의 `북극성 사모` 8개 상품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며 단기간에 매진됐다. 삼성증권은 추가 상품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의 주 투자 목적이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등 시장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고 예금 금리의 2~3배를 추구하는 것이어서 새로운 투자수단을 찾는 고액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말부터 판매한 `프리미어블루 헤지펀드`에도 370억원이 몰렸다. 특히 3월 한 달에만 300억원이 들어오는 등 갈수록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상품이 히트를 치자 한화증권과 하나UBS자산운용 등 다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재간접 헤지펀드 출시에 가세할 태세다.

한국투자증권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내달 중 국내 헤지펀드형 사모펀드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 상품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 규정에 맞춰 헤지펀드 전략을 수행하지만 차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헤지펀드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우정사업본부 투자 확대…국민연금도 투자 검토

헤지펀드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고액 자산가만이 아니다. 연기금도 헤지펀드 투자를 확대하거나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최근 국민연금과 더불어 증시의 `큰손`으로 떠오른 우정사업본부는 헤지펀드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1천125억원을 헤지펀드 쪽에 분산 투자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상태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헤지펀드를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는 주식과 채권 중간의 대체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성과도 15%를 넘어 2천억원 이내에서 추가로 신규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중 이미 선정한 15개 국외 헤지펀드사를 실사하고서 운용 전략별로 5개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우정본부는 향후 성과를 본 뒤 국외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교직원공제회와 한국투자공사 역시 하반기 중 헤지펀드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도 다양한 투자 방안의 하나로 헤지펀드를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헤지펀드 투자 여부 및 기금운용위원회 상정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현재 다양한 투자 방안의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