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지능적이고 `파렴치`하게 법을 위반, 부당이익을 올린 인터넷 오픈마켓 사업자에 대해 과태료 부과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25일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자사의 광고서비스를 구입한 상품을 `프리미엄 상품`, `베스트셀러`인 것처럼 전시해 소비자들을 속여온 3개사를 적발, 공표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천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업자는 SK텔레콤(11번가 운영), 이베이G마켓(G마켓 운영), 이베이옥션(옥션 운영) 등으로 오픈마켓 사업자 빅4 가운데 1~3위가 포함됐다.
이들 업체는 작년 10월 직전 1년여 동안 사이버몰 홈페이지에 상품을 전시하면서 제품 특성과는 관련없이 자사가 판매하는 일종의 광고서비스인 부가서비스 구입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 상품`, `베스트셀러`, `인기도순`으로 표시했다.
이들 오픈마켓에 전시되는 `프리미엄 상품`, `베스트 셀러`, `인기도순` 등은 실제 고급상품이거나 판매량이 많은 상품이 아니라 오픈마켓 사업자가 중개의뢰자들에게 대가를 받고 판 일종의 `광고`인 셈이었다.
SK텔레콤의 경우 `인기도순` 상품 전시기준에 부가서비스 구입 여부에 따라 가산점을 반영하고 `베스트셀러` 전시 기준에 가격대별 가중치를 반영했으며 부가서비스를 구입한 상품만을 `프리미엄 상품`으로 전시했다.
이베이G마켓도 `인기도순` 전시기준에 부가서비스 구매 여부에 따라 가산점을 반영했고, `베스트 셀러` 전시기준에도 가격대별 가중치를 반영했다.
이베이옥션도 부가서비스를 구입한 상품만을 `프리미엄 상품`으로 전시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인기를 끌거나 유행하는 품목, 고급스런 품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비심리를 악용한, 지능적이고 파렴치한 상행위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공정위는 SK텔레콤 11번가에 대해선 시정명령(공표명령 3일)과 과태료 500만원, 이베이G마켓에는 시정명령(공표명령 3일)과 과태료 800만원, 이베이옥션에는 시정명령(공표명령 2일)과 과태료 5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형사고발은 물론 과징금도 없었다.
공정위는 "제재내용은 규정에 따라 위원회에서 의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위반의 경우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법위반이 반복되거나 시정조치만으로는 소비자 피해 방지가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영업정지를 대신해 과징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이번엔 요건에 해당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과태료 액수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
그러나 법위반 업체의 부당이익 규모나 죄질 등을 감안하면 공정위의 설명은 궁색하기만 한 게 사실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1년간 거래되는 상품의 규모는 12조원에 달하며 업계 1위인 이베이G마켓의 2009년 매출은 3천140억원, 이베이 옥션은 2천250억원에 달한다. 3위인 SKT텔레콤 11번가도 적어도 2천억원은 될 것이라는 게 공정위의 추정이다.
소비자들을 속여 수천억원의 부당매출을 올렸는데 처벌수위가 고작 공표명령 2~3일에 과태료 500만~800만원 부과라면 누가 그 법을 지키겠느냐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보도자료에서 "상품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표시하고 실제로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이익이 되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전형적인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혀 `죄질`이 나쁘다는 점을 지적했다.
뿐만아니라 "좋은 위치에 전시돼 활발한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부가서비스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입점업체 부담을 가중시킨 행위"라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공정위는 "사업자들은 과징금보다도 사업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공표명령을 부담스러워한다"며 나름대로 `적절한 제재`를 취한 것이라고 강변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표명령은 사이버몰 홈페이지의 6분의 1 크기로 금지명령 및 시정명령 부과사실을 공지하는 것"이라면서 "많을 경우 1주일에 1천만명이 방문하는 만큼 2~3일간 공표명령을 하면 많은 소비자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9년 12월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조속히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개정안을 제출한지 1년이 훨씬 넘었지만 법안처리 우선순위에 밀려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