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아이티, 임베디드 보드에 날개달다

리룩스아이티와 전자부품연구원 광주본부 연구원이 공동연구 중인 `안드로이드 기반 컴포넌트형 로봇제어 플랫폼` 시험테스트를 하고 있다.
리룩스아이티와 전자부품연구원 광주본부 연구원이 공동연구 중인 `안드로이드 기반 컴포넌트형 로봇제어 플랫폼` 시험테스트를 하고 있다.

 아이폰과 앱스토어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IT산업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융합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외 IT산업 선두주자인 반도체, 통신, 휴대폰 등은 하드웨어 자체만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으나 성장세가 둔화되며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자본력과 R&D역량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의 경우 위기감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의 한 벤처기업이 이같이 임베디드 보드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응용시스템을 개발해 관심을 모았다.

 주인공은 임베디드 시스템 전문기업 리눅스아이티(대표 권경주)다. 소프트웨어의 호환성 문제로 특화된 작업이 어려운 임베디드 보드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LIT35x-CTU’는 한정된 응용시스템에서만 적용이 가능한 보드와 달리 PMP, MP3, 내비게이션, 디지털 액자 등 다양한 형태의 기기개발이 가능한 원천기술이다. ‘기존 보드에 날개를 단 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시스템은 건설현장의 출입통제는 물론이고 병원의 단말기, 교육용 장비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산업용 안드로이드로 틈새시장 공략=지난 2004년 설립한 리눅스아이티는 처음 공장 자동화 분야 제품개발이 주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구글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팔로알토에 위치한 작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산업용으로 특화된 안드로이드 시스템 구축’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

 마침 구글이 2007년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휴대용 장치 운영체계로 무료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의 모든 소스 코드를 오픈 소스 라이선스인 아파치 v2 라이선스로 배포하고 있어 기업이나 사용자는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다.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가장 시장성이 큰 분야는 모바일 분야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가 많고 장기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일쑤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LIT35x-CTU’는 오픈 프레임 구조로 고객이 원하는 프레임 구조로 변경이 쉽고 다양한 기기 옵션으로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OS 탑재로 웹 마켓에서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 설치도 가능하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산업전반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발상의 전환…매출 3배 껑충=리눅스아이티는 기술력을 무기삼아 해외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싱가포르 커뮤닉 아시아’를 비롯해 ‘홍콩 전자전’ ‘이탈리아 정보통신전시회’ 등을 발로 뛰며 쫓아 다녔다. 그 결과 다년간 다져온 임베디드 시스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한 홈 네트워크, 로봇, 공장자동화, 자동제어 분야 바이어 문의가 이어졌다. 지난해 8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 역시 올해는 20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권경주 대표는 “최근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마켓 형성에서 볼 수 있듯이 개방형 마인드가 21세기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폐쇄적 마인드는 반드시 도태된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연구원 R&D 지원 큰 도움=지난 2009년 연구개발에 나선 리눅스아이티는 부족한 자금과 R&D역량의 한계로 제품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6개월이 멀다하고 바꾸는 각종 정책과 최신 기술에 발맞춰 가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이 회사는 2년 전 연구기관이 밀집 한 첨단산단으로 둥지를 옮겼다. 전문인력과 고가의 장비를 확보한 전자부품연구원 광주본부(본부장 김세영)와 ‘안드로이드 기반 컴포넌트형 로봇제어 플랫폼’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전자부품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오실로스코프와 로직아날라이저 등을 활용해 제품개발에 나섰다. 전자부품연구원과 밤을 세워가며 제품 테스트에 나서 애로기술을 하나씩 해결했다.

 권경주 대표는 “각종 테스트 및 장비들을 모두 보유하려면 수년의 연구개발비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됐을 것”이라며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고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