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정확한 사인은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생존률 극히 낮아

5일(현지시각) 사망한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정확한 사인은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 확률은 10%가 채 안된다.

연합뉴스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잡스는 이 진단을 받은 이후 약 8년을 투병해왔다.

그는 췌장암 진단 후 약 1년이 지난 2004년 8월 종양 제거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밝혔으며, 언론 등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그는 끊임없이 건강악화설에 시달려 왔다.

결국 췌장암이 재발해 2009년 1월 간이식 수술을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간이식은 췌장암과 간에 전이된 암을 치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시도됐지만, 잡스는 이 수술로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병색이 깊어만 갔다.

잡스를 고통스럽게 한 췌장암은 위장의 뒷부분에 있는 췌장에 발생한 암을 통칭한다. 췌장은 음식물의 소화를 위한 소화효소와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로, 길이가 약 20㎝ 정도다. 크게 머리부분과 몸통부분, 꼬리부분으로 나뉜다.

췌장암은 보통 CT(컴퓨터단층촬영)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데, 상당수 환자가 복통 등의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데다 장기 자체가 워낙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췌장암은 수술을 해도 5년 생존율이 10-24%에 불과하며, 전신항암화학요법과 국소방사선요법 등도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잡스도 첫 수술 이후에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잡스의 경우는 췌장에 신경내분비종양이 발생한 형태인데, 의료계에서는 이를 췌장암 중에서도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으로 부른다. 흔하지 않은 종양이지만 이 질환은 19세기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직도 의료진 사이에서는 19세기에 명명한 `카르시노이드 종양`이라는 용어가 흔히 사용되고 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또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신경내분비종양의 60%는 췌장과 위장관에서 발생한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사망했다.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비록 췌장암에 발생하는 암이기는 하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췌장암과는 임상경과, 치료법 및 예후가 많이 다른 편이다.

혈관이 풍부하고, 주변 장기로 전이가 신속히 발생하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췌장암과 달리 장기간 생존하는 게 특징이다.

환자는 증상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분하는데, 증상은 암세포가 분비하는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설사·복통·홍조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고, 또는 발견이 될 때까지 전혀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언론 보도를 통해 임상과정을 추정해 본다면, 최초 췌장에서 신경내분비 종양이 발생해 수술한 다음 수년 후 간에 전이돼 간 이식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후에는 폐에 전이돼 수술을 또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물론 그 사이에 항암치료 및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다양한 항암약물이나 동위원소 치료를 수행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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