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코드카데미' 만든다…대체 뭐지?

#.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올해 초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새해 목표는 코드(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칠순이 가까운 그가 코드를 배우겠다고 말하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코딩은 정말 멋진 일이며 내 커리어의 전부”라고 힘을 보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최근 “앞으로 코드에 대해 잘 숙지하고 있는 고급 엔지니어를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근 미국에서 가장 큰 화제를 낳았던 인수합병(M&A)은 야후가 이달 초 모바일 스타트업 `섬리(summly)`를 500억달러가량에 인수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실리콘밸리가 주목한 것은 17살짜리 창업자 닉 댈로이시오다. 그는 어렸을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해 이를 `가지고 놀다` 회사를 설립했다. 댈로이시오는 인수 직후 인터뷰에서 “단지 취미로 코딩했을 뿐인데 돈을 벌어서 꿈만 같다”고 말했다.

미국을 강타한 `코드` 열풍이 우리나라에도 번질 전망이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미국 온라인 코딩 교육 사이트인 `코드카데미415(Codecademy415)`와 제휴를 맺고 이르면 8월부터 관련 콘텐츠를 한국어로 서비스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딩 인력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 교육이 전무한 상황이다.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제공할 한국판 코드카데미를 통하면 누구나 쉽게 자바 같은 코드를 배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웹사이트를 설계할 수 있다. 비(非)IT 인력들도 자연스럽게 창조경제 기반 IT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코드카데미는 지난해 8월에 설립돼 최근 1000만달러 투자를 받는 등 가장 주목받는 단체다. 특히 컴퓨터 언어에 무지한 사람들도 쉬운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직접 실습하고 코딩을 배울 수 있게끔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약 45만명의 일반인들도 코드카데미에서 컴퓨터 언어를 배우고 있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프로그래머들이 스스로 코드카데미 사이트에 교육 과정을 올린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이를 한국어로 변환,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동영상 콘텐츠를 한국어로 번역할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있다. 이달 말 서포터즈를 선정, 발표하고 3개월 간 교육 과정을 거친 뒤 이르면 8월께 한국어판 코드카데미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향후 대학들과 제휴해 관련 강의를 제공하고 캠프 등을 주최하는 등 코딩 지식 확산에 힘을 보탠다. 한국 엔지니어들이 참여해 스스로 강의를 만들어 업로드하는 길도 열린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향후 10년 내로 제 2외국어처럼 코드를 배우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올커넥티드(All connected)` 시대에 코딩은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라고 강조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