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불법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오는 4월 유럽의회에서 실시간 화상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유럽의회 시민자유위원회가 10일 스노든의 유럽의회 실시간 화상 증언 허용안을 찬성 36대 반대 2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민자유위원회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민과 기관 등에 대한 NSA의 스파이 활동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 증인으로 스노든을 채택했다.
위원회는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모처에 은신한 스노든을 실시간 화상 연결로 청문회 증인으로 세울 방침이다. 유럽 공공기관과 EU 회원국 국민에 대한 NSA의 감시 활동과 관련한 증언을 위해서다.
유럽의회 본회의는 내달 스노든 증인 채택안을 표결에 부친다. 본회의에서 승인되면 스노든의 실시간 화상 증언은 4월 중 이뤄진다. 앞서 유럽의회는 실시간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 스노든의 위치가 노출돼 그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녹화 화상 증언을 듣기로 했다. 하지만 상당수 의원이 실시간 화상 회의를 고집해 표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든의 자료에 따르면 NSA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EU 회원국 정상은 물론이고 수백만명의 EU 국민의 전화통화를 도청했다. 유럽의회는 이 폭로와 관련 지난해 미국 정부가 자국 정보기관의 유럽인에 대한 스파이 행위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의회는 동시에 산하 시민자유위원회에 NSA 활동에 철저한 조사를 벌일 것을 지시했다. 의회는 스노든의 폭로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과 EU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