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투압 원리를 이용한 광결정 미세캡슐화 기술이 개발됐다. 이 캡슐은 휘어지는 차세대 반사형 컬러 디스플레이 소자로 활용 가능하다.
KAIST(총장 강성모)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대와 공동으로 차세대 광학소재로 주목받는 광결정 미세캡슐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배추를 소금물에 절일 때 발생하는 `삼투압현상`을 활용했다. 배춧잎은 물 분자만을 투과시키는 반투막으로 이뤄져있는데 배추가 소금물에 잠기면 높은 삼투압을 갖는 소금물이 배춧잎 내부의 물 분자를 반투막 밖으로 꺼내고 배춧잎은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을 나노입자에 적용했다.
삼투압 현상에 의해 물방울 부피가 줄어듦에 따라 나노입자가 스스로 규칙적인 구조로 배열돼 캡슐막 내부에 균일한 액상의 광결정을 만들어냈다. 광결정은 특정 파장의 빛만 반사하고 나머지는 통과하는 배열을 가지고 있어 `빛의 반도체`라 불린다.
연구진은 액체 상태의 광결정을 잉크처럼 캡슐화하고 광결정을 덩어리 형태가 아닌 머리카락 굵기(약 100㎚) 수준의 미세캡슐형태로 제조했다. 고무재질의 캡슐막을 적용해 모양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김신현 교수는 “미세 광결정 잉크캡슐은 상용화 가능한 수준”이라며 “향후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차세대 반사형 컬러 디스플레이 소자 및 인체 내로 주입 가능한 바이오센서 등을 구성하는 핵심 광학소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 및 하버드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지난해 9월 불의의 사고로 숨진 콜로이드 및 유체역학 분야 세계적 대가인 고 양승만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에게 헌정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