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진화하는 3D프린터

3D프린터가 빛을 만나 한 단계 진화한다. 올해 3D프린터 시장에는 플라스틱 수지 적층형(FDM) 방식보다 레이저와 빛을 활용하는 `액체 기반 광조형(SLA711)`과 `디저털 라이트 프로세싱(DLP)` 프린터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진다.

OWL 나노
OWL 나노

15일 기가옴에 따르면 지난해 크라우드펀딩631 사이트인 킥스타터와 인디고고에서는 100달러(약 11만원)짜리 `피치`와 휴대가 간편한 `루미폴드` 등 실험적 성격이 강한 제품이 주목받았다. 올해는 `솔리데이터` `페가수스 터치` `OWL 나노` `라이트 포지`를 비롯해 성능이 한층 강력해진 SLA와 DLP 3D프린터가 다수 출시된다.

지난 4일 킥스타터에서 성공적으로 모금을 마친 솔리데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보급형 DLP 프린터라고 자신한다. 5시간여 동안 15억 복셀(3D 픽셀)을 인쇄한다. 페가수스 터치는 저비용, 고품질 SLA 프린터를 지향한다. 2000달러(약 210만원) 미만에 판매될 예정이다.

DLP 프린터는 디지털 프로젝터로 물체의 빛 이미지를 투사해 만든다. SLA 프린터는 액체 상태 광경화성 수지에 고밀도 레이저를 투사해 굳히는 방식을 쓴다. 최초의 SLA 프린터는 1980년대 미국 발명가 찰스 헐이 개발했다. 2012년 MIT 연구진이 가정용 제품인 `폼1`을 개발하면서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SLA와 DLP 방식 모두 FDM 프린터보다 섬세한 공정이 가능하고 출력 속도가 빠르다. OWL 나노 프린터는 해상도가 1마이크론(1000분의 1㎜) 단위로 100마이크론 단위인 최신형 메이커봇 제품보다 정교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시장 확대 관건은 가격이 얼마나 내려가느냐에 달렸다.

폼1의 온라인 주문 가격은 3299달러(약 350만원)로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보급형 FDM 프린터(평균 1500달러)보다 2배 이상 비싸다. SLA와 DLP 프린터 주재료인 액체 광경화성 수지(레진) 가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일부 3D프린터 가격은 5000달러(약 530만원), 레진은 병당 150달러(16만원)에 소개됐다.

기가옴은 제품이 대중화되고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은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몇 년간 FDM 프린터 가격이 낮아진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설명이다. 1000만원을 호가하던 FDM 프린터는 계속 가격이 낮아져 최근엔 50만원 안팎 제품도 나온다. 곧 피치와 루미폴드 같은 1000달러 미만 SLA, DLP 프린터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기가옴은 “SLA와 DLP 프린터는 특히 고품질 조형 작업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선택 사항”이라며 “이미 산업계에 성장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고 생태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