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타파초 박사 "한국과 그래핀소자 상용화 연구 계속하고 싶다"

“소재가 탄소지만, 7㎚이하에선 소재 특성이 달라지는 만큼 스핀소자와 관련한 연구를 한국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 연구진과 일해 보니 좋은 연구결과도 많이 나오고, 계속 협력할 수 있길 바랍니다.”

황찬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 헝가리학술원 레벤떼 타파쵸 박사가 연구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황찬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 헝가리학술원 레벤떼 타파쵸 박사가 연구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서 열린 그래핀 관련 워크숍 참석차 한국에 왔다 대전을 찾은 헝가리학술원 소속 자연과학연구소의 레벤테 타파초 박사는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측정센터 황찬용 박사와 함께 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타파초 박사는 헝가리 명문 에트보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가가 운영하는 학술원에서 물성 분석을 통한 그래핀과 나노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황 박사와 타파초 박사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 2009년 한-헝가리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이듬해인 2010년부터 헝가리 정부연구기관인 헝가리학술원에 2개의 공동연구실을 개소하면서 인연이 됐다. 이후 양국간 안정된 과학협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황 박사와 타파초 박사는 지난 10월 초미세 그래핀 나노리본을 세계 처음 개발해 세계 과학기술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황 박사는 “우리나라 출연연의 당면 문제중 하나가 연구인력의 하부구조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라며 “우수한 학생이나 박사후과정생을 확보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황 박사는 부족한 인력부분을 헝가리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는 에너지나 재료,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초과학 역량이 매우 탄탄한 국가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연구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략적 가치가 큰 국가라는 것이다.

“월 인건비가 우리나라나 선진국 대비 3분의 1수준에 불과해 경제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인력은 우수하면서도 예산이 적게 드는 헝가리를 유럽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위한 거점으로 삼은 이유입니다.”

타파초 박사는 그래핀을 특수형태로 만들어 소자화하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래핀이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높은 전도도와 휘는 특성을 갖고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리지만, 전류를 제어할 수 없어 반도체 소자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한 것이 바로 이들의 나노리본이다. 그래핀을 작은 조각으로 자르게 되면 상호간 특성이 확연히 달라지는 데 착안해 전류제어 문제를 해결했다.

타파초 박사는 “웨이퍼 스케일 규모의 단결정이 나오면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래핀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말로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