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사랑해요, 연예가중계”를 외치던 할리우드 내한 스타들이 새로운 방송으로 대한민국을 만나고 있다.
‘쿵푸팬더3’의 잭 블랙은 리얼 버라이어티인 MBC '무한도전'을, ‘독수리 에디’의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은 뉴스프로그램인 JTBC '뉴스룸'을 찾았다. 비록 성사되지 못했지만, ‘인천상륙작전’의 리암 니슨은 KBS ‘뉴스9’ 출연을 논의했다. 그리고 영화 홍보는 아니지만 한국을 자주 찾는 클로이 모레츠는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들’, MBC ‘우리 결혼했어요’나 tvN ‘SNL코리아’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맷 데이먼이다. 앞서 ‘무한도전’ 불발 소식에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지난 9일 방송한 ‘연예가중계’에 이어 다음주 ‘뉴스룸’으로 팬들을 만난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기쁘다. 이번 달 말에 전 세계에서 ‘제이슨 본’이 개봉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한국에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고 말한 맷 데이먼은 짧은 내한 일정에도 두 개의 방송에 참여한 것이다.
달라진 방송 출연 형태에 대해 영화 ‘제이슨 본’과 ‘독수리 에디’의 홍보팀은 “‘연예가중계’는 기본으로 나가고 있고, 요즘 영화계에서 한국 시장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추가로 나갈 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 ‘뉴스룸’이나 네이버 라이브토크 등에 출연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 한다. 게다가 맷 데이먼은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이 많은 할리우드 대표 지성파 배우다. 때문에 ‘뉴스룸’ 제안에 흔쾌히 승낙해서 출연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내 프로그램 대부분이 장시간 녹화가 필요하거나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부분이라서 게스트 위주로 운용할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나 토크프로그램이 전무한 편이다. 내한 했을 경우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할리우드는 토크쇼가 배우 홍보에서 가장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많이 사라져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 말처럼 미국에서는 영화를 홍보할 수 있는 토크 프로그램이 다수 있다. 맷 데이먼이 자주 출연하는 ABC TV ‘지미 키멜 라이브’나 NBC ‘투데이쇼’가 그것이다. 한국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할 때도 토크쇼를 통해 홍보 활동을 한다. 이병헌은 지난 5일 오전(현지 시각) 영화 ‘내부자들’ 홍보를 위해 FOX 채널5의 ‘굿데이 뉴욕’ 생방송에 출연해 미국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내부자들’의 클립 영상을 사회자와 함께 시청하며 영화 소개와 토크를 진행하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물론 토크프로그램이든 예능프로그램이든 방송 출연이 꼭 작품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잭 블랙의 ‘쿵푸팬더3’는 390만 명 이상을 모았지만, 휴 잭맨과 태론 에전트의 ‘독수리 에디’는 겨우 22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그렇다면 바쁜 일정에도 내한 스타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이슨 본’의 홍보팀은 “한국 영화나 외화나 홍보를 통해서 흥행이 가능한 시점은 넘었다. 작품 자체가 좋거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며, 홍보는 그걸 더 배가시켜줄 수 있는 영역이다”라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휴 잭맨, 맷 데이먼은 기본적으로 영화 산업에서 비즈니스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이번에 맷 데이먼은 한국 영화시장ㆍ한국문화ㆍ한국 팬에 대한 이해 및 감흥이 높았다”고 전했다.
방송 출연과 작품 흥행의 상관관계가 높지는 않지만, 배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그가 출연한 작품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진다. 아무래도 친근한 배우의 작품을 더 눈여겨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작품의 흥행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음 작품까지 멀리 본다면, TV 출연은 다른 나라의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코미디 배우인 잭 블랙이 ‘무한도전’을, 사회적 이슈에 강한 맷 데이먼이 ‘뉴스룸’에 출연한 것은 게스트로서도 당연한 일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