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숫자로 알아보는 국내 最古]18-백두산 호랑이에게도 먹인 국내 최초 정제형 소화제 `훼스탈`

-150정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백두산 호랑이가 위궤양을 앓자 빻아 먹인 훼스탈 수량

-315㎎ (훼스탈 플러스에 함유된 판크레아틴 함량)

-1957년 (훼스탈 출시 연도)

-1967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던 독일의 뤼브케 대통령이 훼스탈 제조공장 방문 연도)

-1107㎞ (1년 동안 생산한 훼스탈을 일렬로 나열하면 서울에서 도쿄까지 갈 수 있는 거리)

1957년 10월 24일자 경향신문 훼스탈 광고. 사진=경향신문 캡처
1957년 10월 24일자 경향신문 훼스탈 광고. 사진=경향신문 캡처

소화제는 가정에 있는 가장 흔한 상비약이다. 한밤 중 과식이나 소화불량으로 복통이 발생하면 바로 소화제를 찾아 물과 함께 먹은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터다. 물과 함께 먹는 정제형 소화제의 대표 제품은 올해로 출시 60주년이 되는 한독약품(現 한독)의 `훼스탈`이다.

훼스탈의 역사는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4년 연합약품이란 이름으로 창립한 한독은 1957년 12월 독일 훽스트(현 사노피)와 기술제휴 협정을 맺고 그해 국내 최초 정제형 소화제인 훼스탈을 수입해 판매했다. 1959년부터는 국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훼스탈은 열악했던 국내 보건환경에서 간단히 복용할 수 있는 위장약으로 인기를 누렸다. 1970년대 이민 붐이 일었을 때는 이민 필수품으로 여겨졌다. 1995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백두산 호랑이가 위궤양을 앓자 훼스탈을 빻아 사용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등장한 후에는 수험생에게 `시험문제를 잘 소화하라`는 의미로 이 약을 선물하는 유행이 생겨나기도 했다.

1967년 3월 뤼브케 독일 대통령 방한 당시 한독약품을 전격 방문한 사실을 보도한 독일 현지 기사. 사진=한독 제공
1967년 3월 뤼브케 독일 대통령 방한 당시 한독약품을 전격 방문한 사실을 보도한 독일 현지 기사. 사진=한독 제공
뤼브케 독일 대통령 방한 당시 한독약품 공장을 전격 방문해 김신권 당시 사장을 만났다는 1967년 3월 6일자 동아일보 광고. 사진=동아일보 제공
뤼브케 독일 대통령 방한 당시 한독약품 공장을 전격 방문해 김신권 당시 사장을 만났다는 1967년 3월 6일자 동아일보 광고. 사진=동아일보 제공

1967년 3월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고 뤼브케(F.Lubke) 독일 대통령이 한독 훼스탈 제조공장을 방문해 이슈가 됐다. 뤼브케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로 향하던 중 자국기업인 훽스트 로고가 들어 있는 한독 간판을 보고 예정에 없이 한독 공장 방문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외국 원수가 한국 기업을 방문한 첫 사례다. 그 당시 선진국 대통령이 이제 막 경제성장 걸음마를 뗀 한국의 기업을 방문한 사실만으로도 독일을 비롯한 외국에서 화제가 됐다.

1958년 9월 11일자 동아일보 훼스탈 광고. 사진=동아일보 캡처
1958년 9월 11일자 동아일보 훼스탈 광고. 사진=동아일보 캡처

훼스탈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은 제품력이다. 훼스탈은 대한민국 국민 식생활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1986년 소화력을 강화한 `훼스탈 포르테`를 출시했고 2000년에는 가스제거 성분을 보강한 `훼스탈 플러스`를 내놨다.

그중 훼스탈 플러스는 소화에 직접 작용하는 판크레아틴 등 소화효소를 함유했다. 판크레아틴은 췌장 효소성분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분해 역할을 한다. 여기에 소화과정에서 가스를 제거하는 시메티콘과 쓸개즙 분비를 촉진하는 우르소데옥시콜산 등이 소화를 돕는다.

1968년 8월 7일자 매일경제 훼스탈 광고. 사진=매일경제 캡처
1968년 8월 7일자 매일경제 훼스탈 광고. 사진=매일경제 캡처

2006년부터는 시각 장애인의 약품 오용을 예방하고자 제품 포장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2010년 훼스탈 패키지 관련 정보를 픽토그램(Pictogram)으로 표기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제품 효과와 안전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품 낱알에 `훼스탈PLUS`라는 문구를 삽입해 소비자가 낱알을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한독 `훼스탈 플러스` 제품. 사진=한독 제공
한독 `훼스탈 플러스` 제품. 사진=한독 제공

2012년 11월에는 편의점 등에서도 훼스탈 판매가 가능해졌다. 그 당시 총 4종의 정제형 소화제가 판매 허가를 받았다. 그중 두 개가 바로 한독의 훼스탈 플러스와 `훼스탈 골드`였다.

한독 관계자는 “훼스탈은 국내 최초 정제형 소화제로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그동안 받은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접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재용 넥스트데일리 기자 hsoul3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