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태상호 기자의 작품 속 무기] ‘얼라이드’, 고증에 충실한 볼만한 전쟁 스파이물

[ON+태상호 기자의 작품 속 무기] ‘얼라이드’, 고증에 충실한 볼만한 전쟁 스파이물

[엔터온뉴스 대중문화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일병 구하기’, HBO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의 대작 전쟁영화가 크게 히트를 하고 난 뒤 영화계에 딜레마가 생겼다. 계속된 대작 전쟁영화들의 성공으로 인해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에 웬만한 전쟁 관련 영화로는 더 이상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 거라는 부담감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수많은 전쟁영화 시나리오들이 할리우드 영화사들을 맴돌고 있지만, 그 제작을 결정하고 투자자들의 지갑을 여는데 있어선 놀랄 정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할리우드 전쟁영화 몇몇이 개봉을 했고 그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헥소 고지’와 이번에 소개할 ‘얼라이드’(Allied)다.

이 두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졌고, 영화 전반적인 고증에 대해서도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헥소 고지’의 영화 고증이라기보다는 대강 노력을 했다. 라는 정도의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시대 당시의 군복을 고증한 게 아니라 ‘당시 녹색 군복을 입었으니까 녹색 군복 비슷한 걸 배우들에게 입히자’라는 표현이 총기와 고증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하지만 ‘얼라이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이 영화는 총기와 당시 시대상을 철저히 고증을 했다. 특히 총기에 대한 고증은 영화중에서 가장 철저한 편에 들어간다. 주인공인 브래드피트가 연기한 맥스바타는 캐나다군 공군 장교로 영국 정보국 SOE에서 활동하는 요원이다. 여주인공인 마리옹 코띠아르가 연기한 마리옹 보세쥬르는 카사브랑카 암살작전에서 현지 레지스탕스 및 맥스의 부인이다.

사진=총기점검
<사진=총기점검>

독일 대사 암살 작전 전에 이 두 사람이 사막에서 최종 총기점검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사용한 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연방군과 레지스탕스들의 주력 화기 중에 하나인 스텐 마크2 9미리 기관총이다. 영화상에서 맥스는 스텐을 단발, 연발로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반면 마리옹은 스텐의 안전장치를 쉽게 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장면은 영화상의 복선으로 총기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사실 ‘왜 프랑스 현지에서 오래 활동한 레지스탕스요원인 그녀가 스텐을 잘 다루지 못할까?’ ‘그녀가 레지스탕스가 맞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이 의문은 이후 영화의 전개를 이끌어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복선이 너무 전문적이라 스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1차 복선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독이나 작가도 자신들이 너무 전문적인 복선을 줬다는 점을 인지했는지 나중에 런던 병원에서 공습 중에 딸을 출산하는 장면에서 마리옹의 “이게 진짜 나야 신에게 맹세해”라는 대사에서 조금 더 눈치 채기 쉬운 2차 복선을 준다.

영국 정보국에서 맥스에게 아내인 마리옹이 독일의 간첩일 수 있다고 하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블루다이라고 불리는 보안 절차를 진행한다고 하면서 영화는 긴박하게 진행된다. 맥스에게는 72시간이 주어지고 72시간 동안 맥스는 직접 조사를 하지 말라는 상관의 명령을 어기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아내의 결백함을 입증하려고 한다.

사진=서랍
<사진=서랍>

앞서 기술했듯이 이 영화에는 충분한 고증이 들어가 있다. 영화 상 총기는 스텐 마크2와 웨블비 Mk VI가 쓰인데 웨블리 Mk VI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영국군 장교들의 주력 권총 중에 하나였다. 맥스가 영국 내 독일 첩자들을 사살할 때는 5인치 총열의 웨블리를 사용한 반면 맥스를 심문했을 때 영국정보부 감찰관은 서랍 속에 4인치 총열의 웨블리를 넣고 있었다는 것도 감독이 총기 고증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잘 나타난다. 독일군들은 MP40기관총, K98소총, MG34기관총 등을 영화상에서 전반적으로 사용한다.

사진=의상
<사진=의상>

총기 고증 외 복장 고증 역시 볼만하다. 물론 브래드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뭐를 입어도 멋지지 않겠냐마는 선을 살리기 힘든 영연방군 정복과 제복들을 잘 재현했고 배바지라고 불리는 통 큰 남자 바지는 물론 실크소재가 많이 쓰인 당시 여성 파티복들도 멋지게 재현했다.

사진-=옥의 티
<사진-=옥의 티>

고증 상의 옥의 티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그래도 하나 고르라면 영화 도입부에 맥스가 적진에 낙하산으로 공중침투를 하는 장면이 있다. 사막에 안전하게 랜딩한 그는 접선자를 만나기 위해 길을 걷고 차량 한 대가 그에게 다가오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차량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맥스는 유사시를 대비해 권총을 뽑기 위해 홀스터에 손을 댄다. 근데 문제는 홀스터 자체가 영국군 제식이고 독일군과 비씨경찰들이 바글바글한 카사브랑카에 침투하면서 그 어떤 스파이가 영국군 제식 장비를 착용하고 갈까.

사진=sten
<사진=sten>

총기 실사 소감

영화 상 주인공인 총은 뭐니 뭐니 해도 스텐 마크2기관총이다. 간단한 구조와 싼 가격으로 인해 전쟁 기간 중에 200만 정이 넘게 생산된 영연방군의 주력 기관총 중에 하나이다. 당시 영연방군 보병들의 주력 소총은 리엔필드 소총이었다. 볼트액션 소총 중에 그나마 빠르게 사격이 가능한 소총이었기는 하나 사수에 따라 분당 발사 속도가 10발 정도였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발사속도와 움직임이 보장된 기관총이 필요했고 이에 적합한 기관총이 바로 스텐 마크2였다. 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는 이 기총은 블로우백 오픈볼트 방식으로 그야말로 간단하기 그지없는 기관총이며 정밀한 사격보다는 근거리에서 총알을 뿌리고 기도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은 총 중에 하나였다.

실제로 사격을 해보면 격발부 자체가 무겁고 사용하는 탄이 겨우 9mm이기 때문에 반동은 그다지 높지 않다. 총기 자체의 안전은 장전손잡이를 위쪽 홈에 걸거나 탄이 장전이 않되 있을 경우엔 장전손잡이를 눌려 홈에 끼우는 게 다일 만큼 매우 간단했다. 조정간은 단발과 연발을 선택할 수 있는데 장전 손잡이 아래 있는 원통이 바로 그 조정간이다.

[ON+태상호 기자의 작품 속 무기] ‘얼라이드’, 고증에 충실한 볼만한 전쟁 스파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