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결원 짬짜미 전자금융사업, 금융권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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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공동 대규모 전자금융사업을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짬짜미해 은행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그 중간 채널인 한국은행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이하 금정추)를 아예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대규모 투자와 자금이 들어가는 대형 표준화, IT사업을 한국은행이 주도해 금결원에 몰아준다는 것이다. 사업 특혜 시비 뒤에는 한국은행 임원급 인력을 금결원 원장이나 주요 보직으로 앉히고 '그들만의 리그'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 공동 IC카드와 은행 공동 지하벙커 센터 건립 등 대규모 IT사업을 한국은행이 추진하면서 별다른 공모 없이 사업 실행기관으로 금융결제원을 낙점했다. 또 사업이 잘못돼도 책임을 묻기 힘든 관계가 형성돼 있다.

발단은 두 기관 간 인사 유착이다.

그동안 금융결제원 상무이사에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출신이 선임됐다. 이들은 한국은행 재직시절 금정추 의장, 사무국장직을 수행했다. 금융결제원은 국내 금융결제 인프라를 운영하기 위해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이 출자하고 분담금을 내 운영하는 사단법인이다. 한국은행과 관련 없는 독립 법인이다.

그러다보니 국내 금융관련 주요 대형 IT사업을 금융결제원이 수주한다.

특히 현금IC카드처럼 실효성 없는 사업까지 한국은행이 금결원에 주는 등 특혜 시비까지 불거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차원에서 관피아, 낙하산 인사 근절을 외치고 있지만 한국은행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금결원 원장 선임도 공모 절차를 거치지만, 대부분 원장을 미리 선임해 놓고 심사위원을 들러리로 시키는 사례가 많다고 업계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실제 금결원 출범 이후 13대 원장 모두 한국은행을 거쳤다.

또 3명의 상무이사 중 외부에서 뽑는 1명도 대부분 한국은행 출신이다. 이들도 대부분 관례처럼 별다른 공모나 심사 없이 보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정추는 1984년 금융전산위원회로 출범, 2009년 국가정보화 기본법에 따라 국내 전자금융사업을 총괄하는 협의체다. 한은을 포함, 국내 16개 은행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손해보험, 비씨카드, 하나카드 등 비은행금융기관과 금융결제원, 한국거래소, 보험개발원, 금융보안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 결정권을 가진 금정추 주요인사가 실행기관인 금융결제원으로 이동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사단법인을 한은 인사가 좌지우지하고, 주요 사업을 금결원에 주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정추 회원 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미 전자금융 관련 사업은 한국은행이 관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해왔고, 공동사업을 강제할 권한이 없는 공공 인프라”라며 “한은과 금결원의 비상식적 관계로 효율성이 떨어진 다수 사업을 은행이 떠맡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2012년 금정추가 추진했던 금융결제원 결제공동망을 활용한 현금IC 카드 사업은 이용건수 및 이용금액이 신용카드 0.05% 수준(2017년 기준)에 그쳤다. 무기한 보류된 금융권 공동 벙커형 백업센터 사업도 한국은행과 금결원이 주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80년대 비대면 채널이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금정추가 오히려 한국 전자금융 발전을 가로막는 옥상옥이 되고 있다”며 “수행기관인 금결원 인사도 공정한 외부공모를 통해 IT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현황

<표>역대 금융결제원장 약력

한은-금결원 짬짜미 전자금융사업, 금융권 불만 폭발
한은-금결원 짬짜미 전자금융사업, 금융권 불만 폭발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