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 Studio '루나키즈' 오디션, 바람직하고 선한 케이팝 육성의 현장.

이달 2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L Studio에서 초등학생 아이돌 지망생을 대상으로 하는 루나키즈 오디션이 진행됐다.

주로 10세에서 13세까지 연령대의 아이들이 참가한 루나키즈 오디션은 열정뿐만 아니라 존중과 따뜻한 말 한마디까지 존재하는 바람직하고 선한 오디션의 현장이었다.

SL Studio는 서울랜드와 전 SM아카데미 원장이자 현 SOL plus Project HQ(솔플러스 프로젝트 에이치큐)대표인 이솔림 원장이 함께하는 엔터테인먼트형 아카데미이다. 미래의 케이팝 일원이 될 지망생을 가르치고 차세대 글로벌 아이돌을 육성하며 소임을 다하고 있다. 오디션 참가자들의 열정과 역량은 SL Studio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현장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현장 / SL Studio 제공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상황이 심각해져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루나키즈 오디션을 계획대로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은 맞기에 참가자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었고 오디션을 위해 꽤 긴 시간을 준비해 온 참가자들은 더 미뤄지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집합 금지 조치에 맞게 각 층별로 오디션 대기 인원을 조정하고 오디션장에도 참가자를 포함하여 10인 이하의 인원만 위치할 수 있게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진행되었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였고 오디션 순서에 따라 개인의 기량을 뽐내야 하는 참가자들만 잠시 마스크를 벗고 오디션을 치렀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그만큼 이번 오디션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의 집중력은 연습실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연습 시간에도 계속해서 춤 동작을 맞춰보는 등 평소부터 쌓아왔을 노력의 흔적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참가자들이 전신거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카메라 너머로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떨린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그러한 기색 없이 성공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모습을 뽐내는 모습을 보였다. 경쟁자인 동시에 친구이기도 한 다른 참가자들과 서로 소통하는 태도가 착한 경합의 예시를 보여주는 듯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아이돌'의 필수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는 듯한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이번 루나키즈 오디션의 참가자는 총 스무 명으로 약 두 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여학생 참가자는 열여섯 명, 남학생 참가자는 네 명으로 여학생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하지만 성별이나 나이와는 상관없이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주어 풍성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SL Studio의 이솔림 원장님을 중심으로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는 유명 기획사 관계자들과 문화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심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 있는 노래와 댄스를 선보였고 희망에 따라 연기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대다수 학생들의 노래 실력은 가수의 그것과 견주었을 때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어린이 특유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또박또박한 발음은 보컬 트레이닝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였다. 선곡으로는 케이팝 댄스곡부터 발라드, 동요, 팝송까지 다양했다. 아이돌 노래에 포함된 랩까지 무리 없이 소화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개인적으로는 케이팝의 최근 트렌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여자 댄스 부문에서는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노래가 전반적으로 인기가 많았다. 트와이스의 'Likey', 'MORE & MORE', 'Feel Special',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은 후반부에 다다르자 후렴구가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오마이걸의 '살짝 설렜어'도 여학생들의 단골 선택지였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남자 댄스에서는 방탄소년단의 'ON'과 지코의 ‘썸머 헤이트(Summer Hate)’ 등이 선호도가 높았다. 주목받는 신예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를 침착하게 소화해 풋풋함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더하여 요새 핫한 제시와 청하, 화사 등 솔로 여자 가수의 노래도 참가자들에게 인기 있는 곡들임을 알 수 있었다.

눈빛과 자세에서 충만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개성 있는 자기소개도 인상적이었다. 오디션에서 눈에 띄는 건 실력보다 자신감의 여부이다. 모두 자신의 목표에 확신을 가지고 당당히 임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확실히 눈길을 사로잡는 인재도 몇몇 있었다. 노래와 춤 모두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 참가자와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가 장점인 참가자 춤 선이 유독 예쁜 참가자까지 다채로운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보았을 때 수준급의 춤 실력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참가학생들 / SL Studio 제공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참가자도 많았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따라 작사, 작곡까지 해 볼 의향이 있다며 자신에 능력에 한계를 두지 않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여자)아이들'의 소연, '뉴이스트'의 백호, WOODZ(조승연), '세븐틴'의 우지처럼 '작곡가'로도 이름을 알리는 아이돌이 앞으로 또 탄생할 것이라는 예고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 벅찬 기분이 느껴졌다.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현장 / SL Studio 제공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현장 / SL Studio 제공

심사위원들의 태도 또한 바람직했다. 참가자를 먼저 생각하고 컨디션을 체크하는 등 살가운 말투와 함께 오디션이 진행되어 기존에 사람들이 상상하던 날카로운 말과 상처가 오가는 심사와는 큰 거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 일에 가지는 흥미에 대한 질문을 강조하여 아이돌을 단순히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서 존중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보다는 가능성이, 비판보다는 격려가 돋보인 오디션이었다. 유명 아이돌 중에서도 몸치에서 메인 댄서까지 자리매김했다는 멤버들이 다수 있다. 지금도 실력이 상당하니 충분히 미래의 메인 댄서를 노려볼 만한 가능성이 보였다. 케이팝 산업의 전망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느낌도 컸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이른 나이인데도 곧은 길을 정해 나아간다는 사실에 존경심이 들게 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 가는 현장이었다.

케이팝의 차기 주자를 격려하고 같이 발돋움하는 현장이 되어 준 SL Studio의 루나키즈 오디션. 앞으로도 매월 주기적인 오디션을 진행하여 참가자들의 실력과 열정을 증명할 기회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루나키즈 오디션에는 여느 오디션에서 볼 수 없었던 '존중'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했다. 바람직하고 선한 케이팝 육성의 현장이 계속적으로 발전하여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장세민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객원기자 (k-cultur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