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성당을 재현하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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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 미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앙리 마티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의 미술가인 '앙리 마티스'는 야수파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많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마티스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법학도였던 마티스는 스무 살이 넘어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루브르 미술관에서 미술품의 모사일을 하기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폴 세잔'의 화풍이나 신 인상파의 영향을 받은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미술가였다.

이렇게 여러 미술가들의 영향을 받으며 다른 작가들과 친분을 맺게 된 앙리 마티스의 대표적 절친이자 라이벌은 '파블로 피카소'다. 마티스는 자신보다 나이 어린 피카소를 중심으로 발전한 큐비즘 성향의 그리기에도 관심을 가졌으며 미술의 다양한 표현방식에 대해 그 어떤 예술가보다도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 워홀'은 생전에 '앙리 마티스'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앤디 워홀'이 동경했던 '앙리 마티스'는 젊고 혈기 넘치는 야수파의 창시자로서가 아닌 병마와 싸우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마티스의 노년기를 의미한다.

삼성동에 위치한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에서 앤디 워홀이 되고 싶어 했던 앙리 마티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앙리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야수파의 수장으로 강렬한 색채의 미술가로 잘 알려진 그의 또 다른 모습들을 섬세하게 재조명한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

약 4개월간 진행될 예정에 있는 이번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는 다섯 가지의 섹션으로 공간을 구분해 두었다. 첫 번째 섹션인 '오달리스크 드로잉'에서부터 지금까지 익히 알고 있던 마티스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누드 드로잉을 보여주며 뛰어난 색채화가로 잘 알려진 그의 다른 면모를 나타낸다.

야수파의 수장으로 불리던 앙리 마티스가 힘을 빼고 한결 부드러운 느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1920년대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공간이다. 다채로운 색상으로 그림을 그리던 마티스가 하늘을 표현할 파란색과 인물을 표현할 붉은색, 그리고 자연을 표현할 초록색의 세 가지 색상만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이야기 한 1910년대의 대표적 작품 '춤(Dance)'에서도 느껴졌던 단순화가 더욱 증폭되어 발현된 작품들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두 번째 섹션에서는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진 70대의 마티스가 조수의 도움을 받아 종이를 오려서 만드는 '컷아웃'을 통해 완성시킨 작품들과 만날 수 있다. 서커스와 연극을 주제로 한 '재즈' 시리즈의 컷아웃 작품들을 모아 출판된 250부 한정의 도서 중 한 부가 전시장에 비치되어 있기도 하다.

지독한 관절염으로 붓을 손에 쥐는 것조차 힘들었던 마티스가 손에 붓을 묶어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으나 그것마저도 어려워 색종이를 가위로 오려 붙이는 형태의 미술 작업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체감할 수 있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여기에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의 포스터에 사용된 그의 대표작 '이카루스(icarus)'도 전시되어 눈길을 끈다. 사람으로 보이는 검은 형체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하늘에서 떨어져 추락하는 것인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이카루스와 함께 당대에 완성된 다수의 컷아웃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장의 중심부에 마련된 세 번째 섹션은 러시아 발레단의 연출가로부터 의뢰받은 무대미술과 의상에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안데르센의 동화 '나이팅게일의 노래'라는 발레극의 무대의상을 마티스가 제작하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웠지만 무려 한 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의상들이 지금 무대에 올려져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감각적이라는 것에 놀라움을 금하기 어려웠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보엥(Bohain)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마티스는 그곳에서 발달된 섬유와 직물 공예에 대한 경험치를 가질 수 있었고 때문에 무대의상을 제작하는 데에도 소질을 보였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의 공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섹션은 마티스가 '컷아웃'이라는 기법을 시도하게 된 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한다.

네 번째 섹션에서는 더욱 단순화된 선묘법으로 이루어진 노년기 마티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명료하면서도 부드러운 윤곽들과 최소한의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들이 거장 마티스의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의 대표작들과는 다소 거리를 가진다.

그러나 마티스는 이 시기에 드로잉 작업을 눈을 감고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얼핏 그의 다른 작품들과 동떨어진 유치한 그림들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당대 최고의 문학가인 '샤를 보들레르'나 '피에르 롱사르'의 대표 시집 삽화로 사용될 정도로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관람할 필요가 있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마지막 섹션인 '로사리오 성당'은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의 백미라 생각한다.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인 방스(Vence)라는 마을에 세워진 로사리오 성당(Rosary Chapel)의 모습을 축약해 놓은 공간은 실제 성당의 벽면과 바닥면을 그대로 재현해 두었다.

마티스가 십이지장 암으로 투병하던 당시 간병을 맡았던 소녀가 성장하여 수녀가 되었고 그녀의 부탁으로 로사리오 성당의 건물과 스테인드글라스를 설계하고 성직자들의 의복 또한 디자인했다고 한다. 마티스는 로사리오 성당이 자신의 생에 있어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고 실제로 1952년 성당의 작업을 마무리한 후 쓰러졌다고 한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의 관람을 추천하는 이유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이 동경했을 만큼 '컷아웃' 기법에 대한 선구자로서의 마티스의 생애와 마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야수파 화가라는 '앙리 마티스'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그의 노년기를 되짚어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축소 재현된 로사리오 성당의 공간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이번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를 관람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 요즘 시국에 실제 성당에서 느꼈던 경이로움과 성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실제의 성당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여유가 생긴다면 다시금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장을 찾아 마지막 섹션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픈 심정이 들 정도이다. 마티스가 생의 마지막을 불태우며 애정을 쏟은 공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누구나 마음의 안정과 육체의 평화로움을 체험하며 힐링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로사리오 성당을 재현해둔 섹션의 맞은편에는 관람객이 직접 컷아웃 기법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대형 작업대를 설치해 바로 전시 관람 후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마련해 두기도 했다. 벽면을 가득 메운 마티스의 연대기를 살펴보고 전시장 출구 옆쪽에 위치한 공간에서 영상물을 관람할 수도 있다.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을 앞다투어 소장하기로 이름난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상하리만큼 마티스의 작품이 인기가 없다는 사실도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의 출구와 이어지는 아트숍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마티스 작품을 활용한 기념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인테리어 소품들이 마티스의 작품들을 모티브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시대를 앞서간 '앙리 마티스'의 진면목을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되어 벅찬 감정이 든다. 전시 기간 동안 꼭 한번 방문하여 관람해 볼 것을 권한다. 프랑스 현지의 로사리오 성당에 방문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