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AI 챗봇'에 피해상담·분쟁조정 맡긴다

인공지능 기반 챗봇 시스템 구현 목표
"年 70만건 상담, 유선방식...ICT 전환 필요"
상담 이후 피해구제·분쟁조정도 안내

소비자원, 'AI 챗봇'에 피해상담·분쟁조정 맡긴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피해 구제 등 복잡한 소비자 민원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처리하는 챗봇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소비자 피해와 직결된 법령과 분쟁 해결 기준을 챗봇이 직접 제공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거래상 소비자 피해 분쟁이 늘자 인력 상담에 국한된 상담서비스를 수요자 중심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진화시킨다는 포석이다.

16일 소비자원이 최근 AI 기반 소비자 민원처리 통합플랫폼 정보화전략계획수립(ISP) 사업에 착수했다. AI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로 챗봇 서비스를 구현하는 지능형 민원처리 통합플랫폼을 마련해서 소비자 민원 서비스를 혁신하는 사업이다.

소비자원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환경에서 소비자 분쟁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6만724건이다. 전년 동월 대비 △예식서비스(685.1%) △보건·위생용품(474.6%) △각종 금융상품(392.9%) 순으로 상담이 폭증했다. 전체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는 지난해 70만건을 돌파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상담이 주로 전화로 이뤄지지만 인터넷 접수 상담 비중도 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기반으로 채팅형 로봇이 민원을 처리하고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표] 인공지능 기반 소비자 민원처리 통합플랫폼 정보화전략계획수립(ISP) 사업 (출처-한국소비자원)
<[표] 인공지능 기반 소비자 민원처리 통합플랫폼 정보화전략계획수립(ISP) 사업 (출처-한국소비자원)>

사업은 총 3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소비자 민원에 응답할 수 있는 시스템 골격인 지능정보화 기반 시스템을 마련하고 데이터를 수집해서 채팅형 민원처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방대한 민원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데이터 품질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후 소비자 피해 구제나 분쟁 조정 과정에 챗봇이 서비스를 안내할 수 있도록 지능화하는 작업에 나선다. 기존 상담 데이터를 수집해 챗봇이 소비자 민원에 대한 분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피해 상담이나 사후 피해 구제, 분쟁 조정 등 관련 경험을 학습하는 딥러닝 기반 AI 가이드봇을 구축한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민원 제기 과정에서 챗봇이 관련법이나 분쟁 해결 기준을 제시하는 기능도 개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예식장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자에게 '예식업 분야 분쟁 해결 기준'이나 관련 법안을 매칭해 주는 기능을 챗봇이 구현하는 것이다.

해당 시스템의 운영 근거와 소비자 피해 관련 기업정보를 얻을 수 있는 법안도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해당 ISP 사업을 올 상반기 안에 완수하고 5월 말까지 관련 예산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유선으로 소비자 피해 상담을 하고 피해 구제, 분쟁 조정을 거치는 과정보다 챗봇 기반 서비스가 더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