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26〉NFT의 미래

[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26〉NFT의 미래

2020년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암호자산이었다면 2021년은 NFT라 할 수 있다. NFT 시장이 2020년부터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NFT 조사기관 논펀저블(NonFungible)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거래량은 20억달러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31배 증가했다.

NFT 시장 급성장은 여러 측면에서 설명된다. 가장 일반적 해석은 기존 예술품 구매 행태가 디지털화되면서 손쉽게 예술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술품 투자는 여타 실물 재화 투자에 비해 남다른 장점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감가상각에서 자유롭다.

일반 상품은 감가상각으로 중고거래 때 가치가 하락하지만 미술품은 오래 소장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술품 가치평가는 경기 변동에 비탄력적이다. 미술품은 안전자산으로 취급하며 장기 관점에서 투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미술품 투자는 남다른 장점이 있음을 일찍부터 주목받고 있었지만 미술품 매매가 일반인에게 접근이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구매 및 보관 절차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NFT 기반 디지털 아트 작품은 위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다. 이에 추가적으로 디지털 아트는 구매, 운반, 소장 등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유일한 위험 요인이 디지털 무한 복제 특성으로 진품 인증과 소유권 보장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NFT가 이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기존 예술 작품에서 n분의 1 투자를 하는 부분은 훨씬 편리한 신뢰성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n분의 1 투자를 하면서 특정 소유자가 이를 보관하고 소유권 인증서 등을 발행함으로써 가능했다. 그러나 내가 투자하고 있는 작품이 문제없이 잘 보관되고 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 또 내가 받은 인증서의 진위도 보장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NFT 기반으로 이와 같은 과정을 진행하면 스마트컨트렉트 기반으로 작품 소유권을 n분의 1로 나눠 분할된 NFT를 발행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간단하고 비용도 낮으며 신뢰도도 높다.

이상에서 열거한 이유로 인해 지난 2021년까지 NFT 시장은 급성장했다. 하지만 NFT는 여전히 성장 초기 산업이기에 올해부터는 여느 성장 초기 산업처럼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 문제점으로는 소유권과 관련된 내용이다. 실물자산과 연동돼 소유권, 임차권, 전세권 등이 NFT에 연동되어 발행, 거래, 계약, 관리될 경우 실물자산에 대한 정당한 권리자임을 확인해야 한다. 계약의 해석과 실물단계에서 이행 보장, 양도의 대항요건 충족 여부 등 문제를 정확히 짚어야 한다.

조각투자는 특정 건물을 보유한 법인에 대한 주식 및 증권을 블록체인 상에서 NFT로 발행하는 것이다. 증권형토큰공개(STO)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증권성 여부 등 세계적으로 법 개정 및 규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저작권 및 세금 과세 등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

NFT 시장 성숙을 위해서는 작품 저작권이 보장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NFT를 만드는 것이 쉬워지고 시장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작권 보호를 받고있는 작품을 무단으로 디지털 복제해 NFT를 제작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화예술품 투자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인도 손쉽게 문화예술품을 소장하고 투자할 수 있는 NFT가 대안으로 대두된 것이다. 정말 NFT가 일반인에게도 문화예술품을 편리하게 소장하고 매매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볼 일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