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차단한 X에게 메시지 보내는 법 [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날 차단한 X에게 메시지 보내는 법 [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구질구질하다고 욕해도 좋아. 네게 메시지를 한 번만 더 보낼 수 있다면…”

알고 지낸 지 얼마나 오래됐든, 오래되지 않았든 사람 사이의 관계는 ‘차단’ 하나로 쉽게 끝나곤 해요. 이별한 연인들은 서로의 연락처를 모두 차단하기도 하죠. 카톡, 인스타, 전화 등.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차단하는 건 더 이상 알고 지내고 싶지 않다는 무언의 메시지기도 해요.

이 중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카톡 차단이 아닐까 싶은데요. 상대방이 나를 차단하면서 프로필 숨김을 누르면, 그 사람의 사진도 더 이상 볼 수 없어요. 소식을 알 수 없게 되는 셈이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숫자 1과 함께요.

상대방의 카톡 차단, 어떻게 알 수 있나?

상대방이 나를 차단했는지 알 방법을 카카오톡 측에선 제공하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알 방법이 있긴 해요. 상대방이 ‘메시지 차단, 프로필 비공개‘ 기능을 둘 다 설정했다면 송금 버튼이 보이지 않거든요. 그냥 차단만 한 상태라면 보이긴 한다고.

확인 방법은 하나 더 있어요. 카카오톡에는 캘린더라는 기능이 있는데요. 서로 친구 추가가 된 상대방의 생일을 캘린더로 볼 수 있어요. 상대방이 타인에게 자신의 생일이 보이도록 체크를 해두었다면 캘린더에 생일이 표시돼요. 상대방이 나를 차단했다면 캘린더에 뜨지 않는다고 해요.

단체 카톡방에 상대방과 다른 지인을 초대해서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도 차단 확인을 할 수 있다지만, 차단당하지 않았다면 흑역사로 남을 테니 앞에 알려드린 두 방법이 그나마 안전하겠죠?

차단당했지만…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면?

날 차단한 X에게 메시지 보내는 법 [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카톡, 전화, 문자. 모두 다 차단을 당했지만,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을 수 있어요. 네 가지 방법을 공유해 드릴게요.

첫번째로 다시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카톡 탈퇴 후 재가입’ 하는 것.

새로운 계정으로 가입하게 된 셈이라 상대방이 차단했던 것이 소용없어진다고 해요.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친구추천에 새로 떠서 상대방이 나를 다시 차단하기 전에 빠르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거예요.

상대방이 번호를 바꿔버렸다면 이 방법은 무용지물이에요. 상대방의 추천친구에 내가 뜨지 않을 테니까요. 조금 비참하긴 하지만 급하다면 어쩔 수 없어요. 모든 관계에서는 아쉬운 사람이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하니까요.

두 번째 방법으로는 ‘토스 메시지’ 기능을 사용하는 게 있어요.

다만 이 기능은 상대방도 토스 앱이 휴대폰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점. 길지는 않지만 짧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답니다.

토스 앱에 들어가 ‘송금’ 버튼을 누르고 ‘어디로 돈을 보낼까요?’에서 계좌가 아닌 연락처를 선택해 주세요. 연락처를 누르면 토스 앱이 깔려 있는 내가 저장한 지인들의 번호가 뜨는데요.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 줍니다. 보낼 금액을 입력했다면 하단에 조그맣게 있는 ‘메시지 쓰기‘ 기능을 클릭합니다. 최대 60자까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지만 휴대폰 상단에는 짧은 메시지까지만 보이니 간결하게 적는 게 좋아요. “차단 좀 풀어줘”라고 한 마디 보내는 건 어떨까요? 다만 토스 연락처 송금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토스에는 원치 않는 사람에게 송금을 받고 싶지 않을 경우에 상대방을 차단할 수 있는 '송금인 차단 기능'이 있어요. 차단 되었다면 송금은 물론 송금 메시지를 보낼 수 없죠.


상대방도 토스 앱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요즘엔 웬만한 사람들이 다 휴대폰에 깔아두고 있으니 기대해 보아도 나쁠 건 없을 것 같아요. 보내야 할 금액이 고민될 텐데요. 1원보다는 뒤에 0이 여러개 붙어 있는 게 조금 더 낫지 않을까요?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고요.

날 차단한 X에게 메시지 보내는 법 [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세 번째 방법은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거예요.

“요즘 같은 시대에 공중전화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아?” 하고 생각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간단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죠. 네이버 검색창에 ‘공중전화’를 쳐보면 내 위치를 중심으로 근방에 공중전화가 어디 설치돼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로 콜렉트콜로 걸어서는 안 된다는 것. 나에게 화가 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차단한 것일 텐데, 콜렉트콜로 걸면 전화를 받아주었다가도 바로 끊어버릴 수 있어요. 전화를 걸기 전 충분한 양의 동전을 챙겨가 주세요.

마지막 방법으로는 발신자표시 제한번호로 전화를 거는 게 있어요.

상대방이 내 번호를 차단했다고 해도 발신자표시제한으로 걸면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상대방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알 수 없는 발신자 음소거’ 기능을 켜고 있다면 이 방법은 소용없다는 점. 상대방에게 발신자표시제한 번호로 거는 방법은 간단해요. 01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 맨 앞에 *23#을 붙여주기만 하면 되죠. 별이삼샵을 붙이면 아이폰은 상대방의 번호 대신 ‘발신자 정보 없음’이 표시돼요.

이렇게까지 해서 상대방에게 연락해야 하나 싶기도 해요.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한 번쯤은 다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대상이 있을 수도 있어요. 상대방을 차단한다는 건 어쩌면, 그 대상에게 그만큼의 감정적인 에너지를 소비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고요. 아예 신경 쓰이지 않고 연락이 와도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차단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잖아요.

차단을 풀 수는 없어도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말고도 많아요. 이메일을 알고 있다면 이메일 주소로 연락하거나, 지인을 통해서 연락하거나, 집으로 편지를 보내는 방법도 있죠. 그렇지만 내 연락을 원치 않는 상대방에게 집요하게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내는 건 더 나쁜,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요. 떼인 돈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 유용할 수도 있겠네요. 상대방과 사귀다 헤어진 사이라면 정말 간절한 경우에만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룩말 에디터 lookma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