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ACT : PROMISE’

사진=빅히트 뮤직
사진=빅히트 뮤직

여러모로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콘서트였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 수빈, 연준, 범규, 태현, 휴닝카이)는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자신들의 세 번째 월드투어 ‘ACT : PROMISE’(액트 : 프로미스)의 첫 공연을 개최했다.

일단 이번 공연에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무대다. 단언컨대, 이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ACT : PROMISE’는 ‘역대 KSPO돔을 공연을 통틀어 가장 화려하고 대단한 무대’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먼저 공연장에 들어서면 곧바로 가로 69m, 세로 9m의 초대형 메인 LED가 시선을 압도하며, 360도로 활용이 가능한 중앙의 메인 스테이지와 그로부터 다섯 갈래로 뻗어 나온 돌출무대, 그리고 스테이지 위로 설치된 사각형의 업·다운 LED와 그 옆으로 다리(Bridge)처럼 이어진 키네시스(Kinesis) 로드 트러스 세트와 이를 활용한 연출은 등은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메인 스테이지의 중심에는 여러 개의 발판이 개별로 높낮이와 기울기가 조절되는 특수 리프트가 설치돼 각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매번 다른 형태의 무대로 바뀌었고, 메인 LED 사이에서 등장하는 튀어나오는 14m 크기의 증기 열차, 빛을 활용해 링을 만드는 스테이지 구조물, 각종 레이저와 조명, 쉴새 없이 터지는 불꽃과 화염 연출, 아낌없이 뿌려대는 꽃가루와 인공눈 등, ‘ACT : PROMISE’는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KSPO돔을 극한까지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무리 많은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기획력이 부족하면 공연에 몰입하기 어렵고, 반대로 아무리 대단한 기획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비용이 부족하면 이를 실현 시키기가 어렵다. 하지만 ‘ACT : PROMISE’는 비용과 노력, 기획력을 모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완벽한 무대 장치와 연출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멤버들이 이번 투어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빅히트 뮤직
사진=빅히트 뮤직

물론 아무리 하드웨어가 좋아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이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ACT : PROMISE’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결국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라이브였다.

여섯 번째 미니 앨범 ‘minisode 3: TOMORROW’(미니소드 3: 투모로우)의 타이틀곡 ‘Deja Vu’(데자뷰)로 공연을 시작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때론 일사분란하게, 때론 자유분방하게 25곡의 라이브를 펼치며 관객들의 열띤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앞선 두 차례의 월드투어로 다져진 라이브의 탁월함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날 공연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텐션이었다.

세 번째 월드투어의 첫 공연이기 때문인지, 역대급으로 준비한 무대를 보여줄 생각 때문인지는 몰라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멤버들은 ‘저러다 3일 차 공연 때는 체력이 방전되는 거 아냐?’라는 쓸데없는 걱정마저 들 만큼 공연 내내 높은 텐션과 신남을 유지했다. 그리고 그 덕에 콘서트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 진 것은 당연지사.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콘서트는 마치 록스타의 그것과 닮았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본격적으로 팝 록(Pop Rock), 이모 록(Emo Rock) 장르를 도입하기 시작한 정규 2집 ‘혼돈의 장: FREEZE’ 이후부터 꾸준히 록적인 요소를 늘리고 있으며, 이번 ‘ACT : PROMISE’는 그런 특징이 한층 도드라지게 드러난 콘서트였다.

애초에 이모 록과 팝 펑크(Pop Punk)을 표방한 ‘Deja Vu’, ‘0X1=LOVESONG’(제로바이=러브송), ‘LO$ER=LO♡ER’(루저=러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서스데이즈 차일드 해스 파 투 고), ‘Quarter Life’(쿼터 라이프) 등은 여느 록스타의 무대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오마주인 ‘Back for More’(백 포 모어)나 수빈과 연준의 유닛곡 ‘The KILLA’(더 킬라)와 같은 무대도 있지만, 펑크 록(Punk Rock) 버전으로 편곡한 ‘New Rules’(뉴 룰스), 하드 록(Hard Rock) 버전으로 편곡한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 등도 선보이며 이들의 현재 음악적 지향점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 ‘ACT : PROMISE’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비록 악기를 연주하지 않아도 마치 록스타의 공연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같은 빅히트 뮤직의 선배인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힙합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꽤 흥미로운 지점이다.

사진=빅히트 뮤직
사진=빅히트 뮤직

결과적으로 ‘ACT : PROMISE’는 서두에서 밝혔듯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공연이다. 무대의 규모와 연출, 그리고 그 안을 채워 넣은 음악과 퍼포먼스까지 여러 면에서 그렇다.

지난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멤버 연준은 뱀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뱀집에 출연해 ‘4세대 남자 아이돌이 주목을 덜 받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리고 ‘ACT : PROMISE’는 설령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음악을 듣지 않았던 사람이 보더라도 몰입하고 즐길 수 있을 콘서트였다. 이런 양질의 공연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연준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