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국회 논의 단계에 진입하면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관련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중앙화 핀테크 구조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웹 3.0 기반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 도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예치금 요건만을 기준으로 발행 주체를 선정할 경우,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시스템 신뢰성과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발행사의 자본력보다는 기술력과 운영 능력 중심의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며, 금융위원회에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중소·혁신기업이 기술력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진정한 블록체인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양대 전자공학부 최명렬 교수는 “현행 논의 구조는 중앙화된 핀테크 방식에 머물러 있어 테더(Tether)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에서 기술적으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웹 3.0 기반 탈중앙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훈 차앤권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예치금 중심 발행은 공정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공개 입찰과 기술평가를 병행하는 법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법률·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운영과 명확한 평가 기준 수립이 제도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 리스크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정지열 자금세탁방지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사용되기 위해서는 이상거래탐지(FDS), 자금세탁방지(AML), 보이스피싱 방지 등 사전 리스크 대응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발행자의 지급준비자산 모니터링, 정보보안 강화, 실사용처 확보, 글로벌 규제 정합성 확보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재 멀티랩스퀘타 대표는 “웹 기반 실시간 결제 시스템은 이미 구현 가능하며, 이를 통해 실물경제와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STO, RWA,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웹 3.0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유연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주필 월간 블록체인투데이 대표는 “중앙화 핀테크 방식은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온·오프라인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탈중앙화 플랫폼을 구축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술력 중심의 발행 구조와 웹 3.0 기반 인프라 도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가 사용자 중심의 산업육성형 규제 샌드박스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고, 민간 기술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