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AI 장관' 임명한 이 나라…첫 임무는 공공입찰 부패척결

알바니아의 에니오 카소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허가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에서 AI 장관 '디엘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알바니아의 에니오 카소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허가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에서 AI 장관 '디엘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알바니아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상 장관'을 내각에 포함시켰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로 구현된 가상 장관 '디엘라(Diella)'를 공공조달부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디엘라는 알바니아어로 태양을 뜻하는 단어의 여성형이다.

라마 총리는 “디엘라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공공 입찰을 100% 부패 없이 처리하고 정부의 신속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알바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엘라. 사진=e-알바니아 캡처
e-알바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엘라. 사진=e-알바니아 캡처

디엘라는 최신 AI 모델과 기술을 기반으로 행정 업무를 수행하며, 전통 민속 의상을 입은 여성의 모습으로 구현됐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됐으며, 공공 서비스 플랫폼 'e-Albania'의 가상 비서로 활동하면서 약 100만 건의 디지털 문의와 문서를 처리했다.

영국 BBC 방송은 “새 장관이 팝스타처럼 단지 디엘라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져 있다”며 알바니아 헌법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치는 공식적이기보다는 상징적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알바니아 헌법에 따르면 정부 장관은 18세 이상의 정신적으로 유능한 시민이어야 한다.

BB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보다 AI 봇을 임명한 것은 부패 척결 면에서 장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바이람 베가이 대통령은 라마 총리에게 신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했지만 디엘라의 지위에 대해서는 “헌법상 장관으로 볼 수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수 성향의 민주당(PD) 원내대표 가즈멘드 바르디 역시 “총리의 어릿광대 같은 행각이 알바니아 국가의 공식적인 법적 행위가 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