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장병태)이 선박통합데이터센터(SIDC) 국제화의 닻을 올렸다. SIDC 기능을 고도화하고 국제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조선·해운 데이터 허브로 도약한다.
SIDC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울산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2021~2024년까지 '인공지능(AI) 기반 중량화물이동체 물류플랫폼 실증사업' 일환으로 구축한 데이터 인프라다. 지난해 9월 개소해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SIDC 시설과 장비, 인력을 활용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디지털 중심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 솔루션 개발 및 확산 사업'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울산시가 지원하고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수행한다.
사업 목표는 해운사 실운항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경규제 대응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세부 과제는 △실운항 빅데이터 수집 △선박 데이터 특화플랫폼 구축 및 국제인증 △환경규제 대응 솔루션 개발 및 인증이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를 위해 오션웨이즈, 랩오투원, 올포랜드 등 지역 기업과 '조선·해운 데이터 국제 협력 추진단'을 구성, 지난 9월 1~11일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3개국을 순방했다. 사업 세부 과제 달성 및 SIDC를 중심으로 울산 조선·해운산업 디지털 전환과 조선·해운 데이터 자주권 확보가 목표였다.

추진단은 순방에서 노르웨이선급(DNV), 아헨공대, ABB 등 세계적 선급, 대학, 기업 등 20여 기관·기업을 찾아 협력을 제안하고, SDIC를 고도화할 벤치마킹 사례를 발굴했다.
가장 큰 성과는 SIDC-DNV 협약으로 SIDC의 데이터 신뢰성과 품질, 국제 인증 확보의 길을 연 것이다. 추진 성과에 따라 SIDC는 선박-육상 간 실시간 데이터 교환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글로벌 조선·해운 데이터 허브로 공식 인정받는다. 이는 울산뿐 아니라 우리나라 해운·조선업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지난 9월 노르웨이 오슬로 DNV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박현철 울산정보산업진흥원 본부장과 비욘-요한 바르달 DNV Maritime Incubator 총괄이 양측을 대표해 서명했다. 협약에 따라 SIDC와 DNV는 △데이터 무결성 및 시스템 안정성 인증 △조선·해운 데이터 기술 교류 △SIDC 국제 인증기관으로의 지위 확립을 협력 프로젝트 방식으로 추진한다.
데이터 무결성 및 시스템 안정성 인증은 협약의 핵심 사항이다. SIDC 취급 데이터의 국제 표준 및 체계 준수와 보유 인프라의 사이버보안 요구사항 충족 여부를 DNV가 인증하는 것이다.
두 기관은 조선·해운 데이터 허브로 공동 발전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교류한다. DNV 또는 국제 선급이 SIDC 보유 역량을 공식 인정해 글로벌 해운산업과 시장에서 공인기관 지위를 확립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핀란드에서는 헬싱키에 본사를 둔 ABB 마린앤포트를 방문해 데이터 기반 솔루션 개발의 핵심 환경 정보인 기상 데이터 수집·분석, 선박 운항 최적화 기술 고도화에 관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추진단 일원인 랩오투원이 방문 과정을 선도했다. 랩오투원은 이미 ABB 마린앤포트와 데이터 기반 해양기술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실증사업에 활용 가능한 고도화된 기상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추진단은 ABB가 보유한 친환경 전기추진 기술, 데이터 환경 고도화와 활용 확산 계획, 선진 해사·자율운항 관련 규제 대응 전략 등도 벤치마킹했다.
독일에서는 아헨공대와 선박 데이터 기반의 가치 창출과 국제 연구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아헨공대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연구개발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선박 분야로 확장할 가능성과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추진단을 맞이한 야곱 안더트 아헨공대 교수는 “한국은 세계 1위 조선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Software-Defined Vessel) 연구개발까지 선도하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조선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관리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이러한 활동이 국제 표준화와 산업 생태계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헨공대도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순방에서 거둔 국내외 협력과 인증 기반 확보를 토대로 SIDC를 단순 데이터센터가 아닌 '국제 신뢰 기반의 조선·해운 데이터 허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국내외 유수기관, 기업과 협력해 데이터 확보 저변을 넓히고 사이버보안 검증, AI 기반 실증 확대 등 국제 표준 수준의 기술 역량을 확보한다.

현재 SIDC는 신뢰성 있는 선박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예측·분석 기술과 사이버보안 체계를 융합한 고도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 데이터 인증과 신뢰성 확보는 DNV와 협약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DNV와 밀착 협력하고 지원을 끌어내 데이터 무결성 인증, 사이버보안 요건 대응 등 데이터 국제 신뢰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목표다.
국내외 선사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검증·확산 인프라를 제공하고, 조선·해운업의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도 지원한다.
국제 표준 및 규제 부문에서는 ISO 19848, IACS UR E27 등 국제 해사표준을 준수하고, 제안 채택에 힘써 국제 수용성을 확보한다. 이어 실운항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검증, 제어 피드백 체계 구축 등으로 SIDC 기능을 AI 선박 제어 및 검증으로 고도화해 나간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