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요기반 양자기술 실증·컨설팅 사업] “제조업 양자기술 도입 가교 역할 할 것” 문한섭 부산대 교수

양자기술 구현 뒷받침할 소·부·장 역량 강화 시급

문한섭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문한섭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국가 양자산업 진흥 관점에서 우리나라 모든 산업에 양자기술을 적용해 혁신을 일으키면 좋겠지만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이번 과제는 지역 기업이 보유한 우수 기술에 양자 기술을 적용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계속해서 접점을 늘려가는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문한섭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동일고무벨트와 같이 양자기술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어 보이는 기업도 높은 제조 역량과 컨소시엄 협업을 통해 양자 생태계에 첫발을 들여놓았다”며 사업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문 교수는 사업 핵심 과제인 '양자 센서 기반 배터리 검사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부산대 양자과학기술센터(QSTC) 센터장을 맡고 있는 문 교수는 “당장 양자기술 자체보다는 양자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개발 역량을 갖추는 게 더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양자기술 발전 배경에 초정밀 계측장비, 고정밀 레이저 등 광학장비 관련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제조 역량만 놓고 보면 선진국을 따라잡기 충분하지만 제조업의 허리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양자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개방형 연구센터를 표방하는 부산대 QSTC는 이러한 기업을 대상으로 양자기술과 기존 산업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문 교수는 이 사업이 지역 중소기업의 양자기술 접근 장벽을 낮추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이 사업이 지역 중소기업의 양자기술 접근 장벽을 낮추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기업에서 찾아와 보유 기술을 소개하면 QSTC는 양자기술과 접목해 기존 기술보다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지역 양자기술 도입 확산은 이렇게 기업과 대학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번 사업 또한 지역 중소기업의 양자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사업 핵심 과제인 양자기술 기반 배터리 진단 시스템 개발·실증과 시스템에 적용한 양자 자기장 센서를 주목해달라고 했다.

양자 자기장 센서는 이미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도입된 바 있다. 전기의 흐름은 필연적으로 자기장을 만들어낸다. 우리 신체 내부에서도 미세하게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는데 심장과 뇌에서 측정하는 심전도, 뇌전도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기장을 각각 심자도, 뇌자도라고 한다. 이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발전해 최근 의학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 양자 자기장 센서 기술은 대부분 초전도 기반으로 극저온 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가 지나치게 크고 무겁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반면 이번에 도입한 양자 자기장 센서 기술은 원자 기반으로 상온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장비를 소형화할 수 있고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문 교수는 “이번 실증은 배터리의 정상·불량 여부만 판단하는 수준이다. 앞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데이터가 쌓이면 기존에는 볼 수 없어서 놓쳤던 배터리 내부 결함 발생 지점까지 정확히 파악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