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은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형 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개인심층인터뷰 결과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담아냈다.
한국 부자는 2011년 13만 명에서 15년이 지난 2025년 47만6000명으로 매년 9.7%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 규모 역시 연평균 7.2% 증가해 2011년 1158조 원에서 2025년 3066조 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 포트폴리오에서는 부동산자산 비중이 줄고 기타자산 비중이 늘어나는 변화도 나타났다.
2011년(58.1%)에 이어 2012년(59.5%)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부동산자산 비중은 점차 감소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격 상승으로 증가했다가(59.0%) 2022년 이후 다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2025년 54.8%). 투자 비중에 큰 변화가 없는 금융자산과 달리, 기타자산의 경우 최근 금·보석 등 실물자산과 대체 투자처로 새롭게 부각되는 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한국 부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부자의 자산 기준'은 꾸준히 100억원을 유지해 온 반면, 이들이 부를 이룬 원천은 일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1순위가 '부동산투자'와 '상속·증여' 중심에서 '사업소득'으로 옮겨가고 '근로소득'과 '금융투자 이익'으로 부를 늘린 경우도 늘었다는 점이다.
자산관리 관심사 역시 부동산투자 대세론에서 금융투자, 실물투자, 리밸런싱, 가상자산까지 점차 다양해졌다. 이는 한국 부자가 꼽은 단기 고수익 투자처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됐는데, '부동산투자'와 '금융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감소한 반면 '기타자산투자'에 대해서는 점차 비중이 늘었다. 부의 길을 먼저 걸어온 현재의 부자가 미래의 부자에게 전하는 성공적 자산관리를 위한 지혜 1순위는 '지속적으로 금융지식을 습득해야 한다'(15.0%)라는 의견으로 스스로 금융지식을 쌓아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3066조원)은 주식 강세장이 견인한 금융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2826조 원, 증가율 2.9%) 대비 8.5% 증가한 반면, 총부동산자산(2971조원)은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2024년(2802조 원) 대비 6.0% 증가에 그쳐 과거와 비교해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국 부자 총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자산은 '거주용 주택'으로 31.0%를 기록했고, 현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의 '유동성금융자산'(12.0%), '거주용 외 주택'(10.4%), '예적금'(9.7%), '빌딩·상가'(8.7%), '주식'(7.9%) 등의 순이었다. 전년 대비 '유동성금융자산'(+0.4%p)과 '예적금'(+1.0%p)의 비중이 증가했고 '주식'(+0.5%p) 역시 주가 상승으로 비중이 소폭 높아진 반면, 부동산 신규 투자 위축이 이어지며 세부 부동산자산 비중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지난 1년간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34.9%) 부자가 '손실'을 경험한 부자(9.4%)보다 3.7배 많았으며, 이는 주식 강세장과 채권시장의 양호한 성과가 확인된 상반기 금융시장 분위기와 유관한 것으로 해석된다('주식' 수익 경험 40.0%, +7.5%p).
한국 부자의 새해 금융투자 기조는 불확실한 환경 속 '현상 유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단기(내년)와 중장기(향후 3~5년)에 걸쳐 고수익이 예상되는 유망 투자처로 과반에 가까운 한국 부자(단기 55.0%, 중장기 49.8%)가 '주식'을 공통적으로 1순위로 꼽으며, 금융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망세가 짙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금액을 늘리겠다'는 의견(17.0%)이 '투자금액을 줄이겠다'는 의견(5.8%) 3배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주식'에 대한 자금 추가 계획은 1.7%p 증가(2024년 15.3%)한 반면 자금 회수 계획은 무려 16%p 감소하며(2024년 21.8%) 주식 투자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