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그룹이 '탈 오라클'을 추진한지 6년만에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대부분 걷어내고 오라클 종속에서 탈피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를 폭넓게 활용, 특정 SW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을 절감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한 전 계열사 시스템에서 오라클 제품을 모두 오픈소스 SW로 대체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본사를 비롯 계열사 대부분이 오라클에서 오픈소스로 전환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탈 오라클' 여정은 2019년 상반기 '글리제(Gliese)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본격화됐다. 글리제는 지구 밖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요건을 갖춘 행성이다. 오라클을 벗어나 다른 시스템(행성)으로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프로젝트 시작 이후 카카오그룹은 마이SQL을 비롯 포스트그레SQL, EDB, 몽고DB 등 오픈소스를 대거 차용했다.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한지 2년 만인 2021년 하반부터 카카오그룹 내 100여개 시스템의 모든 DBMS를 오라클에서 오픈소스로 바꾸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후 남은 계열사 주요 서비스 역시 오라클에서 오픈소스 DBMS로 바꾸는 작업을 순차 진행, 지난해 말 유지보수 등 오라클 시스템과 서비스 지원이 모두 종료됐다.
현재 주요 계열사 중에는 '멜론'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정도가 남았지만 순차적으로 오라클을 걷어낼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그룹이 카카오톡 등 주요 시스템을 오라클에서 오픈소스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 의지와 내부 전문성이 자리한다.
카카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카카오와 다음 합병이 이뤄진 초기부터 이미 오픈소스 친화적 개발조직이 주도해 시스템을 개발, 운영해 왔고 이 경험이 쌓여 시스템 전반을 오픈소스로 바꾸는 것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카카오그룹은 오라클 종속도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한 해 수 십억원에 달하는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절약한 비용은 연구개발(R&D) 투자로 이어져 내부 기술력을 높이는데 활용됐다.
국내 DBMS 시장에서 오라클 비중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도입과 유지보수에서 연간 고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탈 오라클에 대한 관심은 꾸준이 늘어난다.
카카오그룹 사례는 오라클 등 특정 SW 종속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에 주요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오픈소스 기업 대표는 “최근 오픈소스 DBMS가 인터넷서비스, 금융권 등 시스템 성능이 중요한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도입되면서 성능을 인정받는 분위기”라며 “비용을 절감하고, 절약한 금액을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재투자하려는 기업이 많은 만큼 카카오 사례는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