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0% 기술유출 위협”…경제계, 국가연구데이터법 재검토 요구

지난해 3월 국회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국가연구데이터 관리·활용 촉진 법제화 추진을 위한 토론회'에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충권 의원실 2025.3.17
지난해 3월 국회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국가연구데이터 관리·활용 촉진 법제화 추진을 위한 토론회'에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충권 의원실 2025.3.17

경제 6단체가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국가연구개발(R&D)과제를 국가연구데이터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술 유출과 사업화 기회 축소 등을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국가연구데이터 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건의서를 국회와 정부에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국가 연구개발과제 연구데이터 공개를 규정하는 3개 법률안(복기왕·박충권·황정아 의원안)이 계류 중이다.

법률안은 국가 R&D 연구데이터 등록·공개 의무화가 골자다. 기업이 수행하는 연구개발과제 중 정부 지원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연구데이터를 통합플랫폼에 등록·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연구데이터란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연구 수행 과정 실험, 관찰, 조사, 분석 등 중간 결과물까지 포함된 개념이다.

경제 6단체는 “기업이 수행하는 국가 연구개발과제 데이터가 공개될 경우에 핵심기술 해외 유출과 사업 기회가 침해받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기업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국가 산업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데이터 공개 예외 대상을 대통령령으로 정해도 신기술, 신소재, 미세한 공정 개선 등을 시험하고 개발하는 R&D 특성상 예외 범위를 사전에 규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구결과 중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범위만 명확히 분리하는 것도 어렵고, 해외사례와 비교해도 현재 입법안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 R&D 과정에 중요 기업기밀 포함되면 참여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기업 80% 기술유출 위협”…경제계, 국가연구데이터법 재검토 요구

대한상의가 소통플랫폼을 통해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 경험이 있는 29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중 79.6%가 그 과정에서 핵심 영업비밀, 경영전략 등 중요 정보가 다뤄졌다고 응답했다. 16.7% 기업은 “공개 가능한 정보 위주로 포함됐다”고 응답했고, “중요 정보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답한 기업은 3.7%에 불과했다.

연구데이터 등록·공개 의무화는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구데이터 공개가 의무화될 경우 향후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 의향을 물어보니, 응답기업 65.7%는 “참여하지만 예전에 비해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2.0% 기업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은 연구데이터 공개로 가장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 '기술정보 및 영업비밀 노출'(5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요 기술 및 정보 해외 유출 위험'(38.9%), '특허권 확보 어려움'(34.5%), '거래관계에서 비밀유지계약 위반 가능성'(28.5%)도 주요 우려사항으로 꼽혔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