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각국 정부가 치솟는 기름값을 억제하기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섰다. 독일은 주유소의 가격 인상 횟수를 제한하기로 했고 멕시코는 휘발유 가격 상한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주유소가 하루에 한 번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스트리아의 사례를 참고해 가격 변경 횟수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위해 반독점법을 조속히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2011년부터 주유소가 매일 낮 12시에 하루 한 차례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가격 인하는 횟수 제한 없이 허용된다.
라이헤 장관은 최근 연료 가격 상승 속도는 빠르지만 하락 속도는 지나치게 느리다며 에너지 업계가 국제 유가 급등 국면에서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주유소의 바이오에탄올 혼합 휘발유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리터당 평균 1.75유로에서 11일 2.02유로로 급등했다.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1.72유로에서 2.18유로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가격 인상 횟수만 제한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다른 국가들도 유가 급등 대응에 나섰다. 헝가리는 휘발유와 경유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고 그리스는 판매자의 최대 이윤 폭을 제한했다. 오스트리아 역시 오는 16일부터 주유소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한 번에서 주 최대 세 번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멕시코 정부도 기름값 급등을 막기 위해 가격 통제 정책을 연장하기로 했다.
멕시코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와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는 휘발유 가격 상한제를 6개월 더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빅토르 로드리게스 파디야 페멕스 사장은 대통령궁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반 휘발유 가격을 기존과 같은 리터당 24페소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급 휘발유는 이번 가격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제 유가 상승 속에서도 정부는 가계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격 상한제 연장 방침을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2월 일반 휘발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으며 정부와 국영 석유회사가 반년마다 제도 유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