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 부담 던다…파손·분실 '면책 기준' 완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손질에 나섰다. 배송 중 파손 면책 요건을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 불가피한 배송 환경에서 발생하는 분실 사고에 대한 보호 장치를 신설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 30일부터 택배기사의 현장 업무 환경 개선을 골자로 한 '상품 파손 처리 기준 및 배송 후 분실 클레임 처리 지침'을 전면 시행했다. 이번 개정은 택배기사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배송 현장에 즉각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상품 파손에 대한 택배기사의 면책 기준을 크게 낮췄다. 기존에는 택배기사가 서브 터미널에서 물건을 스캔하고 차에 짐을 실은 뒤 '1시간 이내'에 파손 부위를 촬영해 올려야만 책임을 피할 수 있었다.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택배기사가 간선사 등과 파손 배상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이번 지침 변경으로 1시간 이내 스캔 규정이 전격 폐지됐다. 배송 출발 전 서브 터미널 내에서 전용 앱으로 파손 외관 사진과 운송장 번호 사진 등을 촬영해 증빙하면 자동으로 파손 면책 처리를 받을 수 있다.

배송 후 분실 클레임에 대한 야간 비대면 배송 면책 기준도 새롭게 마련됐다. 주말이나 야간에 공공기관, 일반 사무실 등 행정안전부 기준 '주거용'이 아닌 지역으로 배송할 때 겪는 현장의 고충이 해소됐다.

그동안 문이 닫힌 사무실 앞에 부득이하게 물건을 두고 올 경우, 분실 사고가 발생하면 택배기사가 책임을 떠안아야 했다. 하지만 새 규정은 오후 1시 이후 하차 및 오후 6시 이후 배송 건 중 위탁 사진 전송 프로세스를 준수하면, 배송 이후 물품이 분실되더라도 택배기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도록 했다.

그동안 택배기사들은 바쁜 분류 작업 단계에서 파손 상품을 1시간 안에 등록해야 하는 시간적 압박과 주말 사무실 배송 분실 건까지 배상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번 시간제한 폐지와 비대면 배송 면책 확대에 따라 택배기사들의 작업 효율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배상 책임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장 택배기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번 정책을) 도입했다”면서 “좀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