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얄미운데도 웃기고, 또 짠하다.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 특별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김형묵이 그 주인공이다.
김형묵은 매주 토, 일요일 방송하는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양지바른 한의원 원장이자 시의원을 꿈꾸는 야심가 양동익 역이다.
양동익은 전통 한의학보다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우고, 30년 지기 공정한(김승수 분)보다 더 성공하는 것을 뚜렷한 목표로 삼은 인물. 하지만 내면에는 열등감과 애정결핍이 자리하고 있으며, 아내 차세리(소이현 분) 앞에서는 인간적인 약점도 드러낸다. 악역이라기보다는 성공하고 싶은 욕망에 흔들리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양동익은 공정한과 해묵은 감정을 폭발시키고 30년 앙숙 관계로 갈등을 부추겼다. 시의원을 향한 욕망, 허세와 추진력 등 야심가의 면모를 드러낸 것. 이후 갈등의 대가를 치르는 캐릭터가 됐다. 공씨 집안의 이사를 막기 위해 차세리 몰래 한성미(유호정 분)를 찾아가고, 이 사실을 아내에게 들킴으로써 양씨 집안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또 양동익은 "쓰레기"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변명 한마디하지 못했고, 우정 파탄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죄책감을 느끼면서 절교당한 현실을 스스로 부정하는 등 반성과 미련이 뒤섞인 내면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김형묵은 양동익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극초반의 비장한 허세부터 인간적인 좌절과 반성까지, 양동익의 감정선을 촘촘하게 표현하면서 대체 불가 존재감을 증명했다. 코믹과 정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얄밉지만 웃기고 짠한 인물로 양동익을 설득력 있게 완성한 셈이다.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가 반환점을 돌면서 양동익의 행보에도 시청자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양동익과 공정한의 관계는 또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형묵은 또 어떤 색깔의 연기를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