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이어 ‘자원 무기화’ 확산 우려…마그네슘까지 번지나

중국이 5월부터 '화학공업의 쌀'로 불리는 황산 수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중동 전쟁 여파로 공급난을 겪고 있는 글로벌 금속·비료 시장에 추가 충격이 예상된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황산 수출국인 중국은 자국 생산업체들에 이달부터 수출을 중단하라고 지난달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으며 구체적인 시행 시점도 공개되지 않았다.
황산은 구리와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인산비료 생산은 물론 구리 생산, 정유, 배터리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기초소재다.
황산 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지역이 세계 황산 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가운데, 핵심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공급 차질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t당 황산 현물 가격은 올해 초 1천위안 수준에서 지난달 말 약 1천800위안까지 상승했다. 연초 가격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실제로 수출 중단에 나설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부족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아시아 황산 수출 물량 약 1천만t 가운데 45%를 차지했으며, 전 세계 수출 비중으로는 23%에 달한다. 주요 수출 대상은 칠레,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인도 등이다.
올해 1분기 중국의 황산 수출량은 52만8천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미 50% 감소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수출 중단 조치가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수출된 333만t을 감안하면 수출 중단이 전면 시행될 경우 최소 300만t 이상의 공급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식량 안보를 중시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산이 인산질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인 만큼 자국 내 공급을 우선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산 가격 상승은 비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식량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황산이 자동차 배터리에도 사용되는 만큼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원가 부담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금과 석유 정제 등 다양한 제조업에서도 필수 소재인 만큼 글로벌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황산, 나아가 다른 자원까지 수출 통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마그네슘이 다음 대상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그네슘은 자동차와 컴퓨터, 로봇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