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글로벌 스타를 향해] (7부-1)국내 기업 수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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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의 글로벌 스타가 되기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뛰고 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3∼4년간 공을 들여 수출 실적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야말로 개척자다. 한국 SW라고 하면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세계 시장에서, 외롭게 시장을 일궈왔다. ‘한국’을 SW 브랜드로 만들고자 하는 당찬 목표를 갖고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7부에서는 대한민국 SW 산업을 세계 속에서 주목받는 산업으로 키울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이들이 글로벌 스타가 되는 데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한다. 또 세계적인 SW 기업들의 성장 비결과 이들의 조언 또한 담는다.

 지난해 발표된 2007년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SW) 수출 총액은 1억5000만달러. 2008년 수출액은 아직 집계는 안 됐지만 정부는 1억7000만달러가량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금액도 크지 않지만, 생산액에 대비한 비중은 더욱 초라하다. 패키지 SW 생산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2007년이 5.1%로 집계됐다. 2008년도 5.7%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 수는 한국 패키지 SW 수출이 그만큼 미미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예다. 국내 시장은 세계 전체 시장의 1.6%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성장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SW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 시장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처도 많았다. 2000년을 전후해 해외 시장에 무리하게 진출했다가 오히려 국내 사업마저 힘들게 된 기업이 많았다. 이 때문에 ‘SW 수출’에 지나치게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도 몇몇 기업은 수출에 공을 들였다. 아직 금액은 대부분 몇 억원, 몇 십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결실을 하나둘 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기업별 수출 현황=미라콤아이앤씨(대표 백원인)는 올해 수출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중국과 독일 등지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그린 IT 분야 제조기업과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은 200억원가량을 올릴 예정으로 수출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 패키지SW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중국의 LCD 제조 기업인 BOECD에 62억원 규모의 통합생산관리SW(MOS:Manufacturing Operation Software) 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것. 또, 2007년 말에는 중국의 PDP 패널 기업인 COC의 통합생산관리시스템을 수주했으며, 중국에서 발주된 대형 생산 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석권하다시피 했다.

 인스프리트(대표 이창석)는 지난해 매출 485억원 가운데 10% 정도를 해외에서 라이선스 수입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올해는 전체 매출 600억원 중 30%에 해당하는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5년에는 미국 티모바일과 라이선스 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이후 미국 스프린트넥스텔,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이 고객이 됐다. 통화연결음 서버 솔루션, 다이내믹콘텐츠전송(DCD) 솔루션 등이 주력 제품이다.

 마크애니(대표 이재용)는 일본,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중동 기업과 굵직굵직한 문서보안 제품과 워터마킹 제품을 공급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 MSI(Media Science International)와 오디오 워터마킹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오버드라이브, 디지마크 등 미국 시장에 저작권 보호 솔루션 수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중흥통신(ZTE), 일본 저스트시스템, 대만 노키아 등과 수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난해에만 연 라이선스 기준으로 약 2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워터마킹 제품으로 미국시장을 적극 공략해 세계 최대 음반사 중 하나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에 향후 3년간 매년 70만달러에 달하는 디지털 워터마킹 기술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특히 디지털 워터마킹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네덜란드의 필립스, 프랑스의 톰슨을 제쳤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마크애니는 제품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오만, 브루나이,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중동과 동남아 시장의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영업에 주력해 약 300만달러의 해외 수출 계약을 달성할 계획이다.

 알티베이스(대표 김기완)는 5년 전부터 중국 시장 개척을 시작해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들이기 시작했으며, 이미 상반기에만 10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수출이 10억원대가 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국 통신사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차이나모바일은 5개 성, 차이나텔레콤은 4개 성에서 알티베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국내 매출과 현지에서 파트너가 올리는 매출규모가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티맥스소프트(대표 박종암)는 기존 메인프레임 환경을 오픈 환경으로 쉽고 빠르게 전환해주는 리호스팅 솔루션 ‘오픈프레임’으로 수출 성과를 거뒀다. 일본 노무라증권, 야마기와전기 등에 공급돼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쳤다. HP나 후지쯔와 같은 글로벌 컴퓨팅 업체들에서 제품 경쟁력을 높이 사 해외시장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다.

 파수닷컴(대표 조규곤)은 지난해 35만달러가량 DRM 솔루션을 수출한 데 이어 올 해에는 50만달러 수출을 달성할 예정이다. NTT PC 커뮤니케이션스, 시바타가스 등의 대기업과 DRM 공급 계약을 맺은 것도 올해 성과다. 아직 전체 금액은 적지만 올해에는 수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주요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출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대형 SW 유통기업인 아이콘, 영국의 디스트리뷰티 등이 파수닷컴의 파트너다.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는 올해 작년 일본 수출의 두 배인 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티스팸솔루션, 기업용 보안 웹하드 솔루션 등이 주력 제품이다. 특히 일본 내 기업용 웹하드 분야는 지란지교소프트가 파트너업체와 찾아낸 블루오션이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웹하드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형 제품이 있지만 어플라이언스형 웹스토리지 솔루션은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소프트웨어협회 및 월간정보화 의장상 수상 등 제품력 인정받기도 해 수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온더아이티(대표 김범수)는 국내 기업 최초로 일본기업에 통합업무혁신솔루션을 공급한 이래로 올해 20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학원 프랜차이즈 기업인 페가수스와 컨설팅 및 생산관리 패키지 제품을 제공하는 IT기업인 리드렉스, 대표적 화장품 기업인 아르소아 등이 주요 고객이다. 30여개 고객에서 이 회사의 솔루션 평가판을 설치해 제품 도입을 위한 사전 검토 중이고, 9개 기업과는 MOU 또는 NDA를 교환해 활발한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테르텐(대표 윤석구)은 일본의 소프트뱅크를 통해 야후재팬에 데이터 손실 방지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동경서적과 게임용 이미지 기업인 석세스에도 이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이 사용한 양에 비례해서 연간 얼마간을 받는 방식이어서 처음에는 규모가 작을 수 있지만 내년에는 연간 10억원 가까운 라이선스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투비소프트(대표 김형곤)는 국내 기업 최초의 일본 마더스 상장 기업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일본 주간사를 선정해 심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마더스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서비스체계로 성과=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장기간에 걸쳐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이다. 알티베이스는 5년 동안 공을 들였다. 2004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한 후 10억원대에 접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고 신뢰를 심어준 것이 이제 어느 새 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마크애니, 파수닷컴, 테르텐 등 대부분의 기업도 4∼5년을 투자해 성과를 다져갔다. 또 파트너를 통해 현지 서비스 체계를 공고히 구축했다는 것도 이들의 성공 배경이다. 현지 파트너와 신뢰를 쌓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직접 개척하는 것보다 수익도 덜하지만, 이들 없이는 시장 공략이 힘들다.

 현지 서비스 체계도 파트너 없이는 힘들다. 미라콤아이앤씨도 시장 조사는 직접했지만 현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형 파트너와 계약을 늘려가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무리한 진출보다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와 제휴하는 데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티원(대표 이수용)과 투비소프트(대표 김형곤) 등의 기업도 올해 일본 대형 파트너와 제휴를 잇따라 맺으면서 내년에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