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 `Geant 4`, 암치료부터 힉스입자 탐색까지 활용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입자`. 우주 생성 원리를 밝혀내기 위해 입자 가속기에서 나온 방대한 데이터 수집·분석이 필요하다.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개발한 메타데이터(요약정보) 관리 소프트웨어(SW) `AMGA`가 유럽 3대 미들웨어 SW 사이트(EMI-3)에 등재됐다. 천체물리 감마선 측정, 우수 방사선연구, 천체물리, 고체물리 분야 등 여러 저장소에 분산·저장된 요약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입자 충돌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예측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양성자 가속기 치료에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활용한다. 양성자 빔을 암세포에 쏘았을 때, 발생하는 결과값을 미리 측정할 수 있다. 정확한 결과값이 나와야 환자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환자 치료를 위해 치료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는 상업용 SW가 있지만 결과값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다. 양성자 빔을 암세포에 쬔 후 결과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암센터는 KISTI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활용해 암 치료 R&D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우주 기원 탐색부터 암 치료 활용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차세대 시뮬레이션 `Geant4`가 주인공이다. Geant4는 우주 생성 원리를 밝히기 위해 고에너지 물리 실험 시뮬레이션을 위해 만들어진 시뮬레이션으로 협의체(Geant4 Collaboraion)에서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기존 시뮬레이션은 통계 처리에 기반을 뒀다. Geant4는 입자와 물리의 전자기적 상호작용 등 다양한 물리 모델을 제공하려면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많은 역할과 유연성이 보장돼 고에너지 물리 분야 뿐 아니라 의학물리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Geant4 논문은 5000회가 넘게 인용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응용된다.

지난해 Geant4협의체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KISTI를 중심으로 R&D가 진행된다. Geant4 시뮬레이션 툴은 빅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CPU 사용량이 크다. 슈퍼컴퓨팅같은 대규모 전산자원이 필요하고 병렬처리 기법 등 처리 속도 개선이 필요하다. KISTI 슈퍼컴퓨터 4호가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의학물리 분야 활용도 활발하다. 이세병 국립암센터 박사는 “양성자 암 치료계획, 치료 관련 장비 개발, 치료 효과 예측 등을 Geant4 프로젝트 일환으로 수행 중”이라며 “2~3년 안에는 Geant4 시뮬레이션으로 양성자 빔이 암 세포에 충돌할 때 나온 결과 값을 측정하는 장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Geant 4=고에너지 물리 실험 분야 차세대 컴퓨팅 시뮬레이션. 세계 3대 가속기 연구소(CERN, Fermilab, KEK)를 포함한 12개 기관 100여명 연구원이 Geant4 협의체(Collaboration)을 구성했다. 1994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돼 R&D 중이며 현재 9.4버전까지 나왔다. 2012년 7월 힉스 입자 발견에 큰 역할을 했으며 국내 중성미자 실험에서도 Geant 4가 활용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