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국방SW는 한국의 미래를 좌우한다

[전문가기고]국방SW는 한국의 미래를 좌우한다

미국 포브스지에 의하면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이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고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이 SW 관련기업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독일 자동차기업의 SW 엔지니어 비중은 50%로 우리나라보다 10배 더 많고 그들의 소득이 의사보다 높다. SW는 고급 일자리 창출의 보고다. 하지만 우리의 SW 역량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은 창조경제에 적합한 국가는 자원이 ‘처절하게’ 부족하고 머리가 뛰어난 나라라고 말한다. 지구상에서 한국과 가장 유사한 안보 환경을 가진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의 국방 예산은 연 152억달러로 한국의 약 절반이지만 방산 수출은 72억달러로 우리의 3배, 방산 업체의 수출 비중은 75%로 우리의 4% 대비 월등하다.

이스라엘을 세계 최고의 IT국가로 성장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국방이다. 국방은 첨단 기술의 원천이자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우리 국방 분야의 SW 국산화는 민간 분야보다 더욱 부진하다.

무기 응용 SW의 국산화는 80%지만 운용체계 등 시스템 SW는 1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전력 증강을 위해 매년 10조원의 첨단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 무기 제조원가의 50%가 SW다. 국방은 자동차, 조선, 항공, 전자부품 등 모든 산업분야의 테스트 베드를 다 갖고 있으며 국방은 국가가 마음만 먹으면 가장 모범적인 SW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올해 초부터 방위사업청 지휘부의 높은 관심 아래 국방 SW 관련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 한국의 SW 현주소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는 지도자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주고 비전과 인센티브를 제시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해내는 근성을 가진 민족이다.

국방 SW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는 공무원과 국방과학연구소, 방산 대기업들이다. 다행히 그들 모두 이미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SW 발전을 위한 숨은 노력도 많았다. 공무원에게는 평가를, 연구원에게는 예산 지원과 자부심을, 기업에는 이윤 동기를 강화하면 놀라운 속도로 따라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SW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의 생명줄인 국방이 희생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제한된 국방비로 전력 강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값싸고 품질 좋은 국산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산 SW 기술을 10%만 국산화하면 나머지 90% 외산 무기 가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방위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로 일자리 창출과 기술 집약 국방 벤처 산업 육성도 가능하다.

국방SW가 아직 부진한 이유는 무얼까. 1999년도 통계에 따르면 제품 개발 실패 원인의 74%가 내장형 SW 관련된 것으로 한때 SW 위기라고 명명할 정도로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조직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급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

국방의 최우선 목표는 첨단 무기의 조기 전력화다. 따라서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산 SW의 적용은 중요한 일이지만 급한 일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제 발전에 핵심이 될 제철소 건설을 위해 박태준 회장에게 20년 이상 무한대의 신뢰와 지원으로 포항제철을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만들어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국방 SW에도 이런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강으로 원목을 나를 때 중간에 서로 엉켜 꽉 막히는 일이 있다. 이 중 한 개만 잘 움직이면 술술 풀리는데 이것을 킹핀(Kingpin)이라고 부른다. 국방 SW가 창조경제의 킹핀이 되기 바란다. 국방 SW는 한국의 미래형 대박이기 때문이다.

김봉관 mds테크놀로지 사장 bkkim@mdstec.com